한화 2루가 이렇게 치열한 적 있었나…정은원→CF, 문현빈→LF '외야 겸업' 준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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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 2루는 오랜 기간 팀의 취약 포지션 중 하나였다. 역대 최고 2루수로 곱히는 정근우(42)를 FA 영입한 2014년이 되어서야 오랜 고민을 해결했고, 2018년 입단한 정은원(24)으로 자연스럽게 2루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2021년 순수 한화 선수로는 첫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정은원이 이 자리를 계속 지킬 것 같았으나 지난해부터 구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정은원이 주춤한 사이 문현빈(20)이라는 경쟁자가 튀어나왔다. 고졸 신인 역대 7번째 한 시즌 100안타(114개) 기록을 세운 문현빈은 시즌 후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당초 군입대를 계획하고 전력이 중심에서 빠진 정은원이었지만 1년 더 뛰고 가기로 결정하면서 두 선수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구도로 또 바뀌었다. 2루수 골든글러브 3회 수상자 안치홍(34)이 4+2년 최대 72억원 FA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정은원과 문현빈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루에만 3명으로 포지션 중복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에 있어 기복이 적고, 꾸준함이 검증된 안치홍만한 타자가 없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FA 영입 선수는 선수단과 구단의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똑같은 멤버 그대로 갔을 때와 1명이라도 새로 영입됐을 때 기대 심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안치홍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까지 2명의 선수가 들어오면서 지난해보다 공격력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2루를 중심으로 포지션 교통정리다. 안치홍은 14시즌 커리어 대부분을 2루에서 뛰었지만 2018년부터 간간이 1루수도 커버했다. 정은원과 문현빈이 2루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면 안치홍이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채은성과 분담할 수 있다. 

안치홍이 2루를 주 포지션으로 지킨다면 정은원과 문현빈이 외야로 나가야 한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두 선수 모두 2루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 연습도 들어간다. 정은원은 중견수로, 문현빈은 좌익수로 외야 포지션을 구분해 연습한다. 

프로 데뷔 후 거의 2루수로만 뛰어온 정은원은 지난해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 중견수 테스트를 봤다. “생각보다 타구를 잘 따라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중견수와 2루수로 넘나든 문현빈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 좌익수로 뛰며 코너 외야를 경험했다. 



최 감독은 “마음 같아선 여러 군데 외야 연습을 시키고 싶지만 담당 수비코치들에 따르면 내야를 같이 하면서 외야 전 포지션을 전부 연습하기 어렵다고 한다. 외야 연습을 각자 한 자리에서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야를 처음 보는 선수는 타구가 휘어지는 코너보다 중견수 자리에 빠르게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 외야 경험이 아예 없는 정은원이 중견수를 맡는 이유. 문현빈의 경우 중견수보다 코너 외야가 조금 더 낫다는 게 내부 평가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안치홍, 정은원, 문현빈 모두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은원의 타격이 살아나고, 문현빈의 성장이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외야 수비까지 적응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3명의 선수 모두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다. 외야 수비 약화를 야기할 수 있지만 한화로선 타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연습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포지션 적응이 뚝딱 이뤄질 순 없다. 아직은 포지션 전향이 아니라 외야 겸업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둘 다 2루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외야 연습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2루 경쟁은 계속된다. 한화 역사상 2루가 이렇게 치열하고 뜨거웠던 적은 없다. 팀 내 최대 전쟁터가 된 한화 2루의 주인이 누가 될지, 교통정리는 또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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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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