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세우며 '빅리그' 입성한 야마모토, "오타니, 다른 팀 갔어도 난 다저스 선택"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내가 LA 다저스를 선택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입단식을 진행했다.
18번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식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프랜차이즈의 일원이 된 것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 로스앤젤레스를 나의 새로운 집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야마모토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7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았고 2018시즌에는 불펜 투수로 활약해 32홀드를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2019시즌 선발 투수로 전향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 모두 8승씩 거뒀는데, 평균자책점은 1.95, 2.20을 마크했다. 이후 2021시즌부터는 야마모토의 시간이었다.
2021년 26경기 18승 5패 193⅔이닝 206탈삼진 평균자책점 1.39, 2022년 26경기 15승 5패 193이닝 205탈삼진 평균자책점 1.68, 2023년 23경기 16승 6패 164이닝 169탈삼진 평균자책점 1.21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야마모토는 엄청난 대기록을 작성했다.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 3년 연속 퍼시픽리그 MVP, 그리고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사와무라상은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는 상이다. 재일교포 야구선수 카네다 마사이치(김경홍)에 이어 65년 만에 나온 3년 연속 사와무라상 수상자다.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한 야마모토의 나이는 25살밖에 되지 않았다. 1998년생으로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야마모토의 주가는 상승했다.
야마모토 영입전에 있던 팀들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있었다. 특히, 메츠와 양키스는 야마모토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포스팅 공시 후 메츠의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야마모토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으며,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이 야마모토와 직접 만나기도 했다. 양키스에서 활약했던 마쓰이 히데키는 야마모토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196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양키스와 계약을 맺은 게릿 콜의 3억 2400만 달러(약 4183억 원) 규모를 넘어선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약 9036억 원) 계약을 맺었는데, 그중 6억 8000만 달러(약 8778억 원)를 계약이 끝난 뒤 지급한다. 이는 오타니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한 다저스가 더 많은 선수 보강을 할 수 있게 됐고 타일러 글래스노우에 이어 야마모토까지 품었다.
오타니 역시 야마모토를 데려오기 위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야마모토 계약이 발표된 뒤 LA에 위치한 일식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오타니가 내가 다저스를 선택한 유일한 이유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그가 다른 팀에 갔다고 해도, 나는 아마 여전히 다저로서 LA에 있었을 것이다. 오타니는 분명히 일본 최고의 선수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여기서 그와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다저스 구단에 흥미진진한 2주였다"며 "야마모토처럼 훌륭하고 재능 있는 선발투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은 2023년을 마무리하고 짜릿한 2024시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전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 역시 야마모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3년 연속 MVP를 수상한 것이 야구 실력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마모토를 다저스로 데려왔다. 더 이상 흥분할 수 없다"며 "재능, 워크에식, 정신적 강인함의 탁월한 조합 없이는 25살에 MVP를 3회 수상할 수 없다. 그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 더욱 역동적이 될 그의 기술에 대한 인상적인 헌신을 지닌 엘리트 투수다. 우리는 그가 앞으로 몇 년간 우리 선발 로테이션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다저스는 오는 2024년 3월 20일, 21일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오타니, 야마모토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의 맞대결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김하성 역시 키움 히어로즈 시절 홈으로 쓰던 고척으로 돌아온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