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반박불가, 10월은 황희찬이었다...황희찬,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 선정
[BO]악어
0
6579
0
2023.11.14 10:48
사진=울버햄튼
[포포투=김환]
당연한 결과다. 황희찬이 울버햄튼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버햄튼은 1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인상적인 10월을 보낸 뒤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황희찬은 10월에 열린 세 경기에서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사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달의 선수가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울버햄튼은 "황희찬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득점했고, 본머스전에서 무게감 있는 완벽한 패스로 칼라이지치가 득점을 터트릴 수 있도록 도왔다. 마지막으로 황희찬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득점했다"라며 황희찬의 10월 활약상을 설명했다. 황희찬은 네투와 크레이그 도슨을 제치고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버햄튼의 설명처럼 황희찬의 10월은 대단했다. 빌라전을 치르기 전부터 7경기 동안 리그에서 4골을 터트리고 있던 황희찬은 빌라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후반 초반 네투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시즌 5호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의 슈팅 대비 득점, 즉 득점 전환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 프리미어리그(PL) 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는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막바지 1-1 균형이 깨지지 않고 있던 상황, 황희찬은 문전으로 침투하는 칼라이지치를 향해 정교한 패스를 보냈다. 살라이지치가 마무리하며 황희찬의 도움으로 기록됐다.
다음 경기였던 뉴캐슬전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날 황희찬은 전반전 막바지 다소 억울한 판정으로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헌납했지만, 후반전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침착한 접기와 마무리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에게서 시작된 실점을 스스로 만회했던 황희찬이다.
황희찬의 침착함과 '접기' 능력이 다시 한번 빛난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골문 앞에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두고도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하는 척하며 상대를 속이는 페이크를 활용해 수비를 손쉽게 무너뜨렸다. 이후 각이 좁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경기가 울버햄튼이 억울할 만한 판정이 나와 피해를 입었던 경기였기 때문에 황희찬의 활약은 더욱 조명됐다. 황희찬은 이날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직접 이를 만회했다. 상황은 이랬다. 혼전 상황에서 황희찬이 공을 걷어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파비안 셰어가 넘어졌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도 없이 곧바로 뉴캐슬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게리 오닐 감독이 경기 후 대놓고 이를 지적할 정도였다. 오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부끄럽고 끔찍한 판정이었다. VAR을 보지 않은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황희찬은 그저 공을 걷어내려고 했던 것이었다. 셰어는 황희찬과 부딪히기 전부터 넘어지고 있었다. 형편없는 판정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영국 '미러'는 "뉴캐슬에는 페널티킥 논란이 있었고, 황희찬이 울버햄튼을 구했다.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심판진과 VAR의 저주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황희찬이 팀에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라며 황희찬의 활약을 주목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판정에 대해 "페널티킥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을 차려고 했는데 (셰어가) 나를 막았다. 하지만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해 어쩔 수 없었다. 전반전이 끝난 뒤 동료들이 나를 다독여줬다.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줬다. 동료들이 나를 믿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무언가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동점골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뉴캐슬전 득점은 황희찬의 시즌 6호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황희찬은 자신의 PL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울버햄튼에 입단한 이후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 그 아쉬움을 풀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황희찬은 지난 10월 A매치 기간에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터트리며 이 분위기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뉴캐슬전 득점으로 10월 이달의 골 후보에 올랐다. PL 이달의 골 후보 선정은 황희찬에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황희찬은 PL에 온 이후 개인상을 한 차례도 수상한 적이 없다. 득점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이달의 골 후보에 오를 정도로 이목을 끌만한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뉴캐슬전 득점은 앞서 페널티킥을 내준 뒤 자신이 직접 이를 만회했다는 서사는 물론 침착한 페이크 동작과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꽤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황희찬은 8월 열린 2라운드에 시즌 첫 골을 쏘아올리며 영국 'BBC'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시즌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했다. 에버턴전에서 고질병인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교체됐지만, 이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교체로 출전해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의 득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9월 리버풀에 1-3으로 패배한 경기에서도 황희찬은 득점에 성공했다. 컵 대회에서도 리버풀의 골망을 흔든 경험이 있던 황희찬은 이번에도 리버풀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황희찬의 이름을 알린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전이었다. 당시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울버햄튼의 스쿼드가 좋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 '그 한국 선수(더 코리안 가이)'라고 불렀다. '코리안 가이' 황희찬은 맨시티를 무너뜨리는 결승골을 뽑아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코리안 가이라는 말은 황희찬의 별명이 됐다. 황희찬은 이후 열린 A매치에서 자신의 별명에 대해 한국을 알리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또한 황희찬은 시즌 초반의 기세를 국가대표팀에서도 유지했다. 베트남전에 선발로 출전한 황희찬은 장기인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전반전에는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터트렸다.
이날 황희찬은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경기 후 취재진은 황희찬에게 그 세리머니가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한 세리머니였는지 물었다. 황희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황희찬은 "(코리안 가이라는 걸개를) 보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순간에 우리 인사이드 캠 PD님과 세리머니를 연구하다 만든 세리머니가 생각났다. 이 순간을 즐기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계속해서 나아간다는 좋은 뜻을 만들어 주셨다. 이런 세리머니를 한국 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앞으로도 골을 많이 넣고 세리머니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이후 황희찬은 소속팀에 복귀해 이 세리머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 훗스퍼와 연결되기도 했다. 영국 '더 부트 룸'은 "토트넘은 지난 5월 황희찬과 연결됐다. PL 57경기에서 8골을 넣은 황희찬과 연결된다고 해서 팀의 분위기가 좋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토트넘은 황희찬과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맺어야 했을 수도 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이 자신의 PL 커리어 중 최고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10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이어간다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더 강해질 것이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떠난 이후 아직 확실한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주의가 필요한 포지션 중 하나다. 아마도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동료인 황희찬에게 앞으로 몇 주 동안 좋은 말을 할 것이다"라며 이적설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된 토트넘 이적설은 황희찬의 현재 경기력이 절정에 올랐다는 걸 대변한다. 다른 팀도 아닌 토트넘 이적설은 더욱 반갑다. 손흥민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동료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토트넘이 황희찬을 영입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게 사실이다. 우선 시즌이 한창인 1월에 핵심 자원을 매각하는 팀은 거의 없다. 황희찬이 이번 시즌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울버햄튼 역시 엄청난 제안이 오지 않는 이상 황희찬을 지키려고 할 공산이 크다.
토트넘이 굳이 황희찬을 영입할 이유도 많지 않다. 케인의 공백은 손흥민과 제임스 메디슨 등 다른 선수들이 힘을 합쳐 메우고 있다. 게다가 황희찬은 측면 자원이다. 기존 자원들이 추가로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측면 공격수를 더 영입할 이유는 없다.
이렇듯 황희찬은 10월에 열린 세 경기에서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게다가 모두 팀에 승점을 안기는 득점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높았다. 황희찬이 10월 한 달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울버햄튼 선수로 선정된 건 당연한 일이다.
황희찬은 이 기세를 국가대표팀에서 이어가려 한다. A매치 기간을 맞이해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황희찬은 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 나선다.
클린스만호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 10월 열린 두 차례의 A매치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4-0 승리, 베트남을 상대로 6-0 승리를 거두며 2경기 10득점 0실점이라는 기록과 함께 연승행진을 달렸다.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도 다득점과 무실점에 대해서는 확실한 칭찬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클린스만호는 이 분위기를 월드컵 예선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싱가포르와 중국은 한국에 비해 전력 면에서 약체다. 싱가포르의 FIFA 랭킹은 155위, 중국은 79위다. 24위인 한국과 격차가 크다. 분위기를 유지하기 좋은 상대다.
선수단 면면을 봐도 한국 선수들을 따라올 만한 선수가 없다. 한국에는 유럽 내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을 비롯해 황희찬, 황의조, 오현규, 조규성, 황인범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다수다. 싱가포르와 중국에는 한국 대표팀의 선수들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없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사례를 언급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재의 소속팀인 뮌헨은 최근 독일 DFB 포칼 컵에서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에 패배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뮌헨은 독일 최상위 리그인 분데스리가의 절대 강호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이언트 킬링'의 사례를 언급하며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포포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