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난공불락으로만 여겨졌던 ‘유벤투스성’이 흔들리고 있다. 대항마로 등장한 주인공은 바로 라치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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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오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로냐와의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6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했다. 전반 18분 루이스 알베르토가 선제골을, 3분 후 카를로스 코레아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여유롭게 안방에서 무실점 승리했다. 승점 3을 획득한 라치오는 62점을 기록하며 2위 유벤투스(60점)를 따돌리고 리그 선두에 올랐다. 라치오는 지난 2010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리그에서 선두에 올랐다.
이번 시즌 라치오는 전례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21경기 무패(17승4무)를 달리며 유벤투스와 치열하게 우승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인다. 라치오는 지난해 12월 유벤투스를 잡았고, 2월에는 인테르 밀란도 이겼다. 우승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라치오의 최대 강점은 득점력이다. 리그 26경기서 무려 60골을 터뜨렸다. 25경기 48득점의 유벤투스와 비교해도 크게 압도한다. 리그 득점 1위 치로 임모빌레가 27골을 터뜨렸고, 펠리페 카이세도(8골), 코레아(7골) 등 득점을 분담하고 있다.
라치오는 지난 1999~2000시즌 우승 후 무려 20년 만의 스쿠데토(우승 트로피) 탈환에 도전한다. 당시 라치오는 알렌산드로 네스타, 파벨 네드베드, 데얀 스탄코비치, 로베르토 만치니, 디에고 시메오네, 마르셀로 살라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앞세워 리그 정상에 섰지만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현재 팀을 이끄는 시모네 인자기 감독도 우승 멤버였다. 이탈리아 축구스타 필리포 인자기의 동생이기도 한 인자기 감독은 라치오 유소년팀에서부터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해 지난 2016년 프로팀 사령탑에 올랐다. 5년 차에 접어든 이번 시즌 마침내 지도력을 뽐내며 라치오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었다.
라치오는 모처럼 유벤투스의 독주를 막을 팀이라는 점에서 유럽 전역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벤투스는 지난 8시즌간 이탈리아 세리에A를 지배했다. 2011~2012시즌을 시작으로 유벤투스는 단 한 차례도 트로피를 빼앗기지 않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밀라노를 연고로 하는 전통의 명가 두 팀이 주춤한 상황에서, AS로마, 나폴리 등도 유벤투스 아성에 도전하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워 9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호날두는 최근 리그에서 11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이름값을 하고 있지만 라치오의 도전도 거센 만큼 챔피언 수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