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량 6.9km' 득점 못한 메시, '로마 참사' 책임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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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적은 활동량의 리오넬 메시(30·FC 바르셀로나)는 패배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FC 바르셀로나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8강 2차전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배했다. 바르사는 1,2차전 합계 4-4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대회에서 탈락했다.  



 

◇로마에 중원 내주며 허둥 댄 바르사

이날 경기에서 바르사에 전체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바르사는 전반 3분 메시의 패스에 이은 세르지 로베르토의 슈팅으로 경기를 산뜻하게 열었지만, 이후 힘을 쓰지 못했다.

바르사가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것은 로마의 미드필더진에 중원을 내주며 허둥댔다. 케빈 스트루트만, 다니엘레 데 로시, 라자 나잉골란으로 구성된 로마 미드필더진은 활동량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바르사 중원을 잠식했다.

중원을 지배한 로마는 바르사를 코너에 몰고 계속해서 공격을 펼쳤다. 바르사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와 마르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의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결국 바르사는 0-3으로 대패의 쓴맛을 봤다.  



 

◇바르사 미드필더진의 변화, 기술 중시⟶안정‧체력 중시

바르사는 지난 2010/11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하에 최전성기를 보낸 바 있다. 당시 바르사는 미드필더진이 화려했다. '세 얼간이'라는 별칭을 지닌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지오 부스케츠로 이뤄진 역삼각형 미드필더진은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짧은 패스 축구로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바르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난 이래 새롭게 변화했다. 특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패스 축구에서, 활동량과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축구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미드필더진 구성도 완전이 바뀌었다. 2010/11시즌 바르사 미드필더진은 훌륭한 기술과 도전적인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현 미드필더진은 안정적인 패스로 공격진의 파괴력을 살려주려 노력한다. 또한 선배들보다 떨어지는 기술을 많은 활동량으로 메운다. 전자의 대표격인 선수가 사비 에르난데스라면, 후자의 대표격인 선수가 이반 라키티치다. 



 

◇메시의 약점, 활동량…그의 빼어난 득점력을 믿고 희생해온 동료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5차례 수상했고, 각종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메시다. 현 시점도 유수의 인원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일컬어지는 메시다. 

세계 최고의 선수인 메시에게 최근 단점이 하나 생겼다. 바로 활동량 저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메시는 로마와의 8강 2차전까지 오는 10경기 동안 69.9km의 활동량을 보였다. 경기당 활동량으로 환산하면 6.9km다. 로마전 메시의 활동량 역시 6.8km에 불과했다. 선수들이 평균적으로 8~9km의 활동량을 가져가는 것을 고려할 때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치다.

메시의 떨어진 활동량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동료들이다. 라키티치를 비롯 동료 선수들이 메시가 덜 뛰는 활동량을 메워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의 저조한 활동량은 이날 로마와의 8강 2차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메시가 적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대신 엄청난 득점력으로 이를 상쇄시켜왔기 때문이다. 



 

◇득점 못한 메시, 패배의 책임 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메시는 전반 3분 세르지에게 한 번 기회를 만들어준 것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담 키커로 프리킥도 처리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메시가 침묵하는 동안 팀 동료들은 메시로 인한 피해를 감내하게 됐다. 이로 인해 활동량에서 밀린 바르사는 중원을 잠식당했고 결국 참패,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많은 득점을 해주는 메시라면 팀원들이 희생하며 더 뛸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날처럼 득점을 하지 못하는 메시라면 팀원들에게 해가 될 뿐이다. 적어도 '로마 참사' 당시의 메시는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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