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비니시우스, 호날두 앞 호우 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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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번째 ‘엘 클라시코(El Clasico, ‘고전’이라는 뜻,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 라이벌전 별칭)’의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의 19세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에서 바르셀로나를 2-0으로 꺾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56(16승8무2패)이 되면서 바르셀로나(승점 55)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12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후반 추가시간 마리아노 디아스가 쐐기골, 그에 앞서 후반 25분 비니시우스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토니 크로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로 파고들었다. 비니시우스가 오른발로 슛한 공은 상대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간 비니시우스는 공중에서 180도 회전한 뒤 두 팔을 쭉 뻗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의 상징인 ‘호우 세리머니’(실제로는 “호우”가 아니라 “지(Si)”라고 외침)였다. 

 


호날두는 이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찾아 엘 클라시코를 직접 관전했다. 최근 이탈리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세리에A 사무국이 유벤투스-인터밀란전 등 5경기를 5월로 연기했다. 일정이 없었던 호날두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오랜만에 친정팀 경기장을 찾았다.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첫 방문이다. 호날두는 2009~18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호날두가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밴을 타고 스타디움에 들어왔다. 비니시우스의 골이 터지자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호날두가 승리에 기뻐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호날두 라이벌’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33)는 호날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패배를 맛봐야 했다. 메시는 후반 29분 찬스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 마르셀루의 태클에 저지당했다. 후반 40분에는 백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엘 클라시코에서만 26골을 넣은 메시는 호날두가 떠난 뒤로는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메시는 자신의 엘 클라시코 21세기 최연소 득점기록(2007년, 19세 295일)도 내줬다. 새 기록의 주인공은 2000년 7월12일 생인 비니시우스(19세 233일)다.

레알 마드리드는 9시즌 동안 450골(438경기)을 터트렸던 호날두를 2018년 여름 떠나보낸 뒤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올 시즌 1300억원에 영입한 에당 아자르(29·벨기에)는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 위기다. 기대에 못 미치던 비니시우스가 모처럼 ‘뉴 호날두’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2017년 17세 이하(U-17) 남미 챔피언십에서 7골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이적료 4500만 유로(568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도르트문트의 엘링 홀란드(노르웨이), 제이든 산초(잉글랜드) 등과 함께 2000년생 축구 천재로 기대를 모았다.

왼쪽 윙어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뛰는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4골에 그쳤다. 올 시즌도 이날 터뜨린 골이 시즌 4호 골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비니시우스는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지만, 골 결정력이 아쉽다. 반면,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득점 귀신’이었다”고 평가했다.

비니시우스는 엘 클라시코 득점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7년 8월 승리 이후 엘 클라시코에서 3무4패였다. 이번이 2년 8개월 만의 승리다. 엘 클라시코 역대 전적도 양 팀이 96승52무96패로 동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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