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우리카드는 어떻게 갈수록 더 탄탄한 팀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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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현재 V리그 남자부 1위는 우리카드다.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가깝다. 신영철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2009~2010시즌 창단 이후 처음 봄 배구에 진출했지만 헐뜯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출한 외국인선수 아가메즈 덕분”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둔 준비기간에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팀을 떠나고 대체 외국인선수를 고르느라 애를 먹자 “올해는 우리카드가 어려울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그 말은 틀렸다. 시즌 내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한 팀은 우리카드였다. 봄 배구 경쟁 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보다 탄탄했다. 연패는 단 2번뿐이었고 3라운드의 3연패가 시즌 최다연패였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팀은 더 단단해졌다. 주력선수들이 20대 중반으로 젊고, 같은 멤버로 2번째 시즌을 함께 보내다보니 경기를 하면 할수록 팀에 힘이 붙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갈수록 좋아지는 팀이다. 지금보다는 3~4라운드를 넘어가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던 신영철 감독의 장담은 맞았다.

우리카드의 변화는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수비와 연결이 전보다 좋아졌다. 디그 1위(세트평균 10.707), 수비 1위(세트평균 17.675)다. 세트는 2위(세트평균 12.780)다. 리시브는 3위(효율 38.76%)로 상위 3개 팀 가운데 가장 낮지만 수비와 2단연결의 정확성으로 커버한다. 참고로 리시브 1위는 현대캐피탈(42.10%), 세트 1위는 대한항공(세트평균 13.051)이다. 디그를 제외하고는 3개 팀이 수비, 리시브, 세트부문 1~3위다. 결국 성적은 팬들의 눈에 쉽게 보이는 공격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판이 난다는 얘기다.

우리카드가 다른 구단을 압도하는 부분은 또 있다. 범실이다. 랠리포인트 시스템에서 범실은 상대에게 점수는 내준다는 뜻이다. 우리카드는 시즌 범실부문에서 독보적이었다.(표 참조). 636개의 범실로 가장 정교한 배구를 했다. 현대캐피탈(840개), 대한항공(818개)과 비교하면 200점 가량 핸디캡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766개의 범실보다 100개 이상 줄인 덕분에 플레이가 한결 깔끔해졌다. 특히 공격범실이 많이 줄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줄어든 범실은 좋은 습관과 차별화된 훈련방식 덕분이다. 신영철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좋은 루틴과 올바른 생각의 변화를 요구한다. “지도자는 특별히 없던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잘하게끔 도와주는 사람이다”고 믿는 그는 훈련 때부터 범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요구했다. “바른 자세와 생각, 루틴을 가져라. 아무 생각 없이 공을 때리고 막고 받지 말라”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훈련 때 범실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선수들 스스로 반성하고 생각할 시간을 준다.



미들블로커가 네트터치를 하거나 공격수가 셧아웃을 당하면 즉시 팔굽혀펴기를 한다. 우리카드만의 훈련방식이다. 예외는 없다. 펠리페도 실수를 하면 동료들과 똑 같이 했다. 불만스런 표정을 하는 선수도 없다. 모두 즐겁게 받아들이며 훈련에서부터 집중력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감독은 선수들의 동작을 보면서 리듬과 템포, 공이 움직이는 각도를 디테일하게 설명했다. 이런 집중력 높은 훈련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좋은 폼과 습관을 몸에 기억시켰다. 덕분에 팀은 시간이 갈수록 탄탄해졌다.



감독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줬다. 지난 시즌에는 아가메즈가 훈련 때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즉시 B코트로 보내 강력한 메시지를 줬다. 이번 시즌 펠리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준비한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것을 모두가 납득하자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무조건 따랐다. 그래서인지 누구라도 코트에 들어가면 제 역할을 하고 나왔다.




2월27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터 하승우를 대신했던 노재욱이 불편한 허리 탓에 연신 복대를 만지작거리면서도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나 출전기회가 적었던 베테랑 윤봉우가 5세트에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내는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었다.

“코트에 들어가면 용감하게 해라. 그럴 자신이 없다면 아예 들어가지 말라. 우리는 결과에 책임을 지는 프로페셔널이다”를 강조하는 신영철 감독의 말이 지금 우리카드에는 잘 먹히고 있다. 확실히 잘나가는 팀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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