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28위의 이경훈, 대기 순번 받아 매길로이·로즈와 동반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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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치른 이경훈(29)은 "하루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초 이 대회 출전권이 없어 대기 순번에 이름을 올려놨던 그는 대회 1라운드 직전에 출전이 결정됐다.

디펜딩 챔피언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의 갑작스러운 기권으로 생긴 빈자리가 이경훈에게 돌아갔다.

전날 교통사고를 겪은 그는 아침에 골프장으로 와서 아침을 먹고 대기하다 대회 출전을 통보받았다.

그는 "오늘 아침에 목이랑 등이 좀 안 좋았다. 그런데 티타임을 받으니 아픈 것도 사라지고 빨리 연습하고 준비해야겠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경훈이 받은 티타임은 몰리나리가 빠진 자리였다.

동반자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전 세계랭킹 1위이자 현재 13위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얼떨결에 최정상급 선수와 동반 라운드를 치른 이경훈은 "티타임을 받고 동반자가 로리랑 로즈여서 너무 설렜다"고 털어놨다.

세계랭킹 228위의 이경훈에게는 좀체 주어지기 힘든 기회였다.

"많이 배웠다"는 이경훈은 "굉장히 겁 없이, 무서운 것 없이, 너무 시원시원하게 치더라"며 둘의 경기를 평가했다.

특히 그는 "생각보다 두 선수가 드라이버를 많이 잡았다. 일단 멀리 쳐 놓고서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했다"며 "옆에서 보니 '모 아니면 도'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잘 칠 땐 그렇게나 잘 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둘은 경기 도중에 사는 곳을 물어보는 등 다정하게 대했다고 이경훈은 덧붙였다.

그는 이날 샷은 나쁘지 않았지만, 연습이 부족해서인지 퍼트가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첫날 경기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전날 아내가 모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 충돌사고를 겪어 목과 등이 조금 뻐근했다는 이경훈은 "몸 상태는 아침보다 훨씬 괜찮고, 2라운드는 오후 경기라 여유가 있다. 몸을 많이 풀고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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