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양의지의 불만…김태형 감독 "S존, 불만보다는 적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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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이후광 기자] “선수가 빨리 적응을 해야지.”

지난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시즌 3번째 맞대결. 좀처럼 판정에 불만을 품지 않는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가 뿔났다.

사건은 두산이 6-0으로 앞선 7회초에 발생했다. 7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좌완 사이드암투수 임현준의 바깥쪽으로 향한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해당 타석은 7구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마무리. 

논란은 계속됐다. 포수 마스크를 쓴 양의지는 7회말 곽빈의 연습투구 과정에서 글러브를 살짝 빼며 공을 뒤로 빠트렸다. 정종수 주심은 급히 다리를 벌려 공을 피했고, 황당한 표정으로 양의지를 쳐다봤다. 고의성 여부를 판별할 순 없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급히 더그아웃으로 양의지를 불러 질책을 가했다. 수많은 카메라가 운집한 속에서 김 감독은 다소 언성을 높이며 심판과 선수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수습했다. 

김 감독의 조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승리한 경기 후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진행해 선수들의 경기를 대하는 태도 및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미팅의 골자는 스트라이크존 적응이었다. 두산은 전날 양의지와 더불어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오재원의 항의로 인해 한 차례 더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오재원은 4-4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진해수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에 대해 의문을 품다 박종철 주심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김 감독은 “최근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고 있다. 바깥쪽을 후하게 잡아주는 경향이 있다”라며 “스트라이크존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선수가 여기에 불만을 품을 게 아니라 빠른 적응을 통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양 팀 모두에게 후한 존이 적용된다면 이는 문제될 게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른바 ‘동업자 정신’을 강조했다. “심판도 스트라이크존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같은 야구인으로서 여기에 계속 불만을 품을 게 아니라 같이 존에 대한 공감을 갖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핵심 주장이었다. 

김 감독은 주전 포수 양의지를 공개적으로 질책한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경기 후 그에게 따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양의지 또한 감정에 치우친 행동이었다는 걸 인정하며 죄송한 마음을 표했다. 김 감독은 “진짜로 마음에 안 들면 더그아웃에 따로 불러서 혼내지도 않는다. 양의지가 지금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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