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기다리는 LG, 잠실은 기회의 땅이 될까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57)은 ‘새 얼굴’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매 시즌 새로운 자원을 발굴해 엔트리를 살찌우고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지가 세 글자에 담겨 있다.
이름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리가 비어있다면 누구에게든 기회가 돌아갔다. 류 감독의 유연한 선수단 운용은 2019 시즌 빛을 발했다. 경험이 부족한 3년차 고우석에게 클로저, 신인 정우영에게 셋업맨 등의 핵심 보직을 맡기고 출전 시간을 보장한 결과 젊은 필승조를 구축했다. 비선수출신인 한선태, 2011년 입단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우찬 등을 기용하면서 마운드 자원도 풍성해졌다. 내야 멀티자원인 구본혁도 발굴했다. 폭넓은 안목이 맺은 결실이었다.
모든 가능성을 시험하는 스프링캠프에서도 기분 좋은 수확을 확인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마치고 7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류 감독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신진 세력에 주목했다.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내야수 김호은, 투수 김대유를 나란히 꼽았다. 2016년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뒤 1군 데뷔 기회를 얻지 못한 김호은은 왼손 대타,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위즈에서 데려온 김대유는 좌완 불펜 카드로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한 번 눈도장을 찍어둔 선수에게는 확실히 힘을 실어주는 것 역시 류 감독의 운영 방식이다. 2019 시즌을 앞두고 열린 스프링캠프에서는 정우영과 이형종이 투타 MVP로 선정됐고 둘은 각 어깨, 햄스트링 부상으로 20여 일간 1군에서 말소된 것을 제외하면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물론 기회를 붙잡는 것은 선수의 몫이었다. 류 감독의 전폭적 지지에 ‘성적’으로 응답한 것이 주전 발탁의 열쇠가 됐다.
LG는 여전히 목마르다. 오른손 대타, 대주자 등 여전히 채우고 싶은 작은 틈이 많다. 새 시즌 잠실 그라운드는 수많은 도전자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