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패배 후 "호날두야, 괜찮니?"…"엄마, 이건 그냥 축구에요"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는 지난 3일 전용기에 올라탔다. 목적지는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섬. 어머니 돌로레스 아베이루씨(64)가 뇌졸중 의심 증세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호날두는 이렇듯 어머니와 관련된 일이라면 '열 일 제쳐둔다'. 이유가 있다. 스무 살 때인 2005년, 알코올 중독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부친이 간 질환으로 끝내 사망하면서 어머니가 홀로 남겨졌다. 1년 뒤 돌로레스씨가 청천벽력 같은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치료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유방암이 재발해 암과 사투를 벌였다. 맨유, 레알 마드리드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고, 억만장자가 되는 꿈을 이뤘지만, 어릴 적 청소부를 하며 생계를 도운 모친을 보며 남몰래 마음 아파했을 아들의 마음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
2015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호날두'에 등장하는 돌로레스씨는 여느 어머니와 다르지 않다. 12세 아들을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유학' 보낸 뒤 홀로 고생한 아들이 애처롭기만 했다. 돌로레스씨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이 독일전에서 고전하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경기 도중 집을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는 건 호날두다. 수화기 너머 연신 "괜찮냐"고 물어보던 어머니에게 호날두는 말한다. "어머니, 이건 그냥 (축구)게임이에요."
돌로레스씨는 과거 인터뷰에서 호날두를 임신했을 때 이미 아이 셋을 키우고 있어 진지하게 낙태를 고민했었다고 털어놨다. 성인이 된 호날두는 출생비밀을 농담 소재로 삼아 돌로레스씨를 웃게 한다.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길 원치 않으셨지만, 이젠 내가 어머니를 돌보고 있네요."
호날두는 어머니의 생신을 챙기지 않았단 이유로 전 여자친구인 이리나 샤크와 헤어졌다는 설이 있다. 진위를 떠나, 호날두가 어머니를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다. 어머니는, 호날두가 수많은 스캔들에도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축구에만 집중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돌로레스씨는 프로 초창기 호날두의 돈 관리를 직접 했다. 어린 손주도 직접 돌봤다.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호날두는 5일 SNS를 통해 '응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어머니는 현재 안정을 되찾았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한 뒤 다시 토리노로 돌아와 주말 경기를 준비했다. 돌로레스씨는 장문의 글을 통해 '운이 좋았다. 며칠 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