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역대 하계대회 중 최대 개최 비용…최소 19조원
18조 4천억원 추정되는 2012년 런던이 역대 하계 대회 1위
오륜기(왼쪽)와 일장기.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21년으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역대 하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
올해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합의에 따라 2021년 여름 이전에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미뤄질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7조5천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본경제신문은 24일 "올림픽이 연기되면 일본 국내 경제에 미치는 손실은 6천억엔에서 7천억엔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5천500억엔 정도 일본 경제에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 일본 간사이대학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 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선 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더해 6천408억엔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결국 이런 전망 등을 종합하면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미뤄지면서 생기는 손실 액수는 최소 5천500억엔에서 최대 7천억엔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6조2천억원에서 7조9천억원 사이에 해당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회를 치르는데 총 126억달러(약 15조7천억원)의 예산이 쓰인다고 보고했다.
도쿄 시내에 걸린 도쿄올림픽 엠블럼. [EPA=연합뉴스]
지금까지 열린 하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쓴 대회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꼽힌다.
2016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런던올림픽은 약 149억달러의 대회 관련 비용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서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가 96억달러를 지출했다.
올림픽 대회 개최 비용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먼저 대회 운영에 관련된 비용이 있다.
이 항목에는 장비와 수송, 인력, 행정 등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이 집계된다. 대회 경호와 식음료, 행사 개최비, 의료 서비스 등의 항목도 이에 속한다.
두 번째는 직접 자본 비용으로 경기장 및 올림픽 빌리지 건설, 국제방송센터(IBC)와 미디어 프레스센터(MPC) 개설 등에 들어가는 돈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간접 자본 비용인데 여기에는 도로 및 철도, 공항 등 사회 기반 시설에 들어가는 돈이다.
옥스퍼드대 보고서는 올림픽 개최 비용은 대회 관련 비용인 1, 2번 항목을 더해 산출하고 마지막 항목인 간접 비용은 제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고, 설령 자료가 있다고 해도 개최 도시와 국가별 상황에 따라 사회 기반 시설 투자에 들어간 돈을 대회 개최 비용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예를 들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경우 간접 비용까지 포함한 개최 비용은 무려 450억달러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지만 운영 및 직접 비용만 따지면 60억∼70억달러로 집계할 수 있다.
멈춰서게 된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의 경우 대회 연기로 인한 경제손실 액수 약 7조원을 달러로 환산하면 약 56억달러가 된다.
사실상 대회 개최를 위한 사회 기반 시설 투자는 이미 대부분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56억달러 가운데 상당수가 대회 개최 비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56억달러의 절반인 28억달러만 잡아도 기존 126억달러와 더해 154억달러(약 19조원) 정도에 이르며 이는 런던 대회 149억달러를 뛰어넘는 액수가 된다.
또 일본 국가 회계감사 등에 따르면 부대비용까지 더해 일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은 126억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 이번 도쿄 올림픽이 역대 하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개최 비용을 쓰게 될 것이 유력하다.
도쿄가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인 2013년에는 개최 비용으로 73억달러 정도를 예상했으나 그 두 배를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편 동계올림픽까지 더하면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가 개최 비용 218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소치 대회는 간접 자본까지 더하면 500억달러 이상이 들어갔다는 통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