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피플]'펑고 매직' 유지현, 그가 꿈꾸는 '두산 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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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유지현 수석 겸 수비코치. 사진=무로이 마사야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칭의 하수는 기술을 향상시킨다. 코칭의 고수는 마음을 향상시킨다.

수비코칭 전문가인 유지현 수석 코치는 최상급 고수다. 펑고 하나 하나에 마음을 실어 보낸다. 야수의 능력치를 감안해 다양한 타구를 보낸다. 선수와 마음을 교류하는 기술자다.

다양한 펑고 타구로 수비 실력을 향상 시키는 것이 첫째, 자신감을 향상 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그는 단지 펑고만 날리는 게 아니다. 적절히 의도된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선수를 향해 끊임 없는 칭찬 세례를 날린다.

스포츠조선에 칼럼을 연재하는 칼럼니스트 무로이 마사야씨는 "선수의 마인드를 감안해 펑고를 쳐주는 유지현 LG 수석코치 겸 수비코치의 기술은 그야말로 '명품급'"이라고 감탄한다. 실제 유 코치는 무로이 마사야씨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는 실패하면 기분이 어두워지니까(나빠지니까) 가끔 유머도 섞어 즐겁게 훈련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 마음을 읽는 고수의 리더십. 선수들로선 신바람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텐션이 올라가고, 풋 워크에 활기가 묻어난다. 흥이 난 선수들은 정근우를 필두로 끊임 없는 소리와 파이팅으로 화답한다. 오키나와 LG 캠프 내야수비 훈련장의 풍경이었다. 그렇게 LG 내야진은 완벽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유지현 매직'이다.

선수들과 끊임 없이 교감하는 유 수석코치의 소통 훈련법. 마음 속에는 궁극적 목표가 있다. 바로 잠실 한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 넘어서기다.

"사실 두산 수비가 좋은게 사실이잖아요. 우리 선수들에게 두산보다 못할 것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내야 훈련 중인 LG 선수들. 정근우가 토스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그의 뜻대로 퍼즐이 하나씩 맞춰져 가는 중이다. 라모스 영입을 통해 가장 큰 고민이었던 1루수 문제를 해결했다. 젊은 거포로 타선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라모스는 수비도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잠시 머물렀던 페게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붙박이 1루수가 충분히 가능하다. 매의 눈으로 선수를 파악하는 유지현 코치는 "글러브 질이 좋다. 강습타구에 대한 대처는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컵스 시절 3루수 경험도 있어 강한 타구 대처에도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캠프에서 라모스는 유 코치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필요하면 3루로도 언제든 뛸 수 있다'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김현수 등 외야수들의 보직 이동이 우려스럽던 류중일 감독이 안도한 이유다.

유격수 자리에는 특유의 순발력에 경험을 더한 오지환이 안정감 있게 중심을 잡고 있다. 3루수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민성이 버티고 있다. LG 이적 후 처음으로 캠프에 참가하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 2루에는 백전노장 정근우의 가세가 큰 힘이다. 정주현과 함께 경쟁구도 속 시너지가 발산되고 있다. 정근우는 내야조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끊임 없이 소리를 내고, 동료를 웃기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수비 훈련을 흥겨운 '놀이 공간'으로 바꿔놓고 있다. 주장 김현수도 "혼자 떠들다가 같이 떠들어주는 선배님이 오셔서 너무 좋다"며 빙긋 웃는다.

유 수석코치는 "야수는 물론 투수까지 모든 선수와 소통할 수 있는 코치가 바로 수비코치"라고 말한다.

그만큼 선수단 전체에 대한 소통과 리더십이 필요한 보직. 수석 코치가 수비 코치를 겸하는 LG 트윈스 시스템은 그런 면에서 선구적이다.

최고의 유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유지현 수석코치. 그의 '두산 넘기 프로젝트'가 개막을 앞두고 완성을 향해가고 있다. 펑고 배트 하나로 마음을 연결하며 매직을 연출하고 있는 유 수석의 바람이 이뤄질까. 잠실 라이벌 두 팀의 내야 수비 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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