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에게 "도쿄올림픽 1년 연기해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입장을 바꾼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도쿄올림픽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올림픽 중단을 막으려면 1년 연기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에서 아베 총리가 "예정대로 개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을 1000% 지지한다. 어쨌든 일본에서 열어라. 경기장도 훌륭하잖아"라고 일본을 설득하자, 아베 총리는 "중지라는 선택사항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도쿄올림픽은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7월 개최 강행을 고집하던 일본이 연기 방침을 공식화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일본의 입장 변화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엄지 척'으로 응했고, 다른 정상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지면서 7월 예정대로 개최가 현실성을 잃자, 아베 총리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밀월관계인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여론을 서둘러 형성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과의 질의 과정에서 "올림픽이 '완전한 형태'로 개최되기 어려울 경우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변,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최대 1년 이내 범위에서 올림픽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