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증상도 없는 마법사 군단…다시 주목받는 ‘캡틴’ 유한준 리더십

[BO]스포츠 0 5044 0

“(유)한준이가 정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은 다시 4월20일 이후로 연기됐다. 그나마 4월7일부터는 타구단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 다시 원점이다. 그래서 프로야구 각구단은 일단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며, 홈구장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의 청백전이 열렸다. 1회말 2사 1루 유한준이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kt위즈도 마찬가지다. 특히 kt는 코로나19 의심증상 환자 또는 2차 접촉자 발생이 전무한 상황이다. 타구단들은 소속 선수의 의심 증상, 관계자들의 2차 접촉 등 이슈로 갑자기 훈련 일정이 취소되고, 야구장이 폐쇄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만난 이강철 kt 감독에게 “kt의 비결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주장 유한준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유한준에게 공을 떠넘긴 것은 아니었다. 투수 김재윤(30)도 “(유)한준이 형은 ‘어디 가지 마’라고 하지 않는다. 다른 누구보다 한준이 형이 얘기하면 우리에게 크게 와닿는 분위기다. 워낙 몸 관리가 철저하고 모범이 되는 선배라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전혀 강압적이지 않으시다. 그게 진짜 리더십 같다”고 했다.

마법사 군단은 지난 시즌부터 최고참 유한준(39)이 캡틴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인 유한준이지만,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시즌 kt는 창단 첫 승률 5할과 5강 경쟁을 통해 패배 의식을 떨쳐냈다. 젊은 선수들의 목표는 창단 첫 가을야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을 언급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바로 ‘우리 한준이 형’이었다. SK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포수 허도환(36)도 스프링캠프 당시 “(유)한준이 형이 팀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더라. ‘뭔가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의 청백전이 열렸다. kt위즈 타격조가 청백전을 마치고 미팅을 갖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유한준은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났을 때 유한준은 “훈련할 때는 열심히 하자고 하고, 쉴 때는 동료로서 편하게 해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식 나이로는 마흔, 불혹(不惑)인 유한준이다. 하지만 몸상태나 실력은 까마득한 후배에 밀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성실한 자세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선수단 개인위생 문제만 해도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가 이젠 당연한 듯 자리 잡은 것도 유한준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미친 영향이 크다.

올 시즌 마법사 군단을 눈여겨 봐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젊은 선수들의 무서운 성장과 가능성도 있지만, 유한준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팀워크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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