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영입'에 진심…다저스, 투수 켈리에 등번호 '17번 양보' 타진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입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가 얼마 전 재계약한 투수 조 켈리에게 전화를 걸어 등번호 17번을 양보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고 전했다. 17번은 오타니가 2018년 빅리그 데뷔 이후 줄곧 사용했던 등번호다.
켈리는 지난 3일 다저스와 1년 800만 달러(약 105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201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데뷔한 뒤 보스턴 레드삭스-다저스-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올 시즌 도중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USA투데이는 "켈리와 다저스가 계약에 합의했으나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켈리는 다저스 구단 관계자에게 '오타니의 등번호를 바꾸게 돼 영광'이라고 알렸다"며 "한 구단의 단장은 다저스가 오타니와 계약할 것이라고 믿지 않은 이상 선수에게 등번호 변경을 요청할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켈리의 등번호 요청에 다저스 구단과 오타니 측은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올겨울 FA(자유계약) 최대어로 떠오른 오타니는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다. 원소속팀인 LA 에인절스를 포함해 여러 팀이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물론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계약 규모가 큰 만큼 영입을 추진하는 구단들로선 위험 부담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 'ESPN'의 제프 파산은 1일 "계약 총액 최소 5억 5000만 달러(약 7145억원)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소식 통은 6억 달러(약 7794억원)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2019년 3월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이 세웠던 북미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계약액(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 약 5529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오타니가 계약을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MLB닷컴)'은 지난달 30일 "오타니가 MLB 윈터미팅 기간 동안 새 소속팀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고,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도 "오타니가 윈터미팅 종료 이전에 새로운 팀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구단 임원들은 이번 윈터 미팅에서 오타니가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오타니는 도장을 찍는 듯했다.
예상과 달리 오타니는 윈터미팅이 끝날 때까지 계약을 맺지 못했고, 여전히 소속팀을 찾고 있다.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오타니의 FA 비밀은 그리 놀랍지 않다. 그의 에이전트인 발레로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오타니 측이 팔꿈치 수술의 유형부터 반려견의 이름까지 비밀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팬들은 (오타니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알고 싶다. 윈터미팅에서 모두 입을 닫는다면 그게 문제"라며 오타니의 행보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타니의 침묵 속에서도 치열한 영입전을 벌이는 구단들이 존재한다. 다저스도 그중 하나로, 현재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다.
최근 오타니의 영입을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6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2일 오타니와 다저스타디움에서 3시간 가까이 만난 사실을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USA투데이는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 온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다저스는 구단 매장을 닫았고, 경기장 투어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를 마주한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와 팀이) 더 가까워졌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거웠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등 오티니와의 만남 여부에 대한 대답을 피한 타 팀 감독들의 반응과는 달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가 구단들에게 협상과 관련한 내용을 알리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8일 "오타니가 이번 주말까지 행선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한 오타니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 입성하게 될까.
사진=AP, UPI,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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