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선수 관리 능력?' 클린스만, 中 억류 손준호 또 챙겼다
클린스만 감독(오른쪽)이 약 6개월간 중국에 억류된 손준호를 언급했다. FIFA 제공·연합뉴스
잊힐 뻔하던 '그 이름'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의 입에서 거론됐다. 약 6개월 전 중국 현지에서 억류돼 근황을 전해 듣기도 힘든 상황에 놓인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귀국 기자 회견에서 첫 중국 원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중국에서 환대를 받아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대뜸 한 선수의 이름을 꺼냈다.
다름 아닌 손준호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제가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손준호 선수에 대한 소식"이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손준호는 지난 5월 12일 상하이 공항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긴급 체포됐다. '뇌물 수수 혐의' 때문이다. 당시 중국 현지 매체들은 손준호가 소속팀 산둥 타이산의 하오웨이 전 감독이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부도 손준호 구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월 16일 "최근 한국 국민 1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 기관에 의해 법에 따라 형사 구류(임시 구속)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브리핑했다.
이후 공안국은 6월 18일 손준호의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되자 구속 수사로 전환했다. 구속 수사는 최장 7개월까지 가능하다.
중국 형법 제163조에 따르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받아 챙긴 경우 등에 적용된다. 수수 액수와 죄의 경중에 따라 3년 이하의 유기 징역 및 벌금,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유기 징역과 벌금, 그리고 10년 이상의 유기 징역 또는 무기 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어 "(손준호의 석방 소식이) 저, 한국 축구, 손준호의 가족을 위해서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아직까지 정확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손준호의 한국 복귀를 희망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서도 도와줘서 손준호가 하루 빨리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산둥 타이산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 해당 구단 제공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손준호를 챙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준호가 구금된 직후 열린 6월 A매치에서 손준호를 발탁하며 도움 의지를 내비친 적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페루, 엘살바도르전을 앞두고 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손준호의 이름을 포함했다.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자리를 손준호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다. 그러면서 "지속해서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다. 우리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다는 걸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손준호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하며 차기 대표팀의 미드필더진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경기 흐름을 잘 읽기로 유명한 손준호는 적절한 공수 밸런스와 패스 능력까지 겸비했다. 이런 능력 있는 선수가 타국에 구속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대표팀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예산 심사에 참여해 손준호 억류와 관련된 진척 상황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영사 면담을 13차례 실시했고 건강 상황을 확인하고 인권 침해 등을 막기 위해 영사 조력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중국의 입장은 비공무원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비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기사제공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