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김대한-안권수, 두산 외야 백업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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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시즌이 끝나고 김현수(LG 트윈스), 2017 시즌이 끝나고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이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외야는 공수에 걸쳐 리그 최고로 꼽힌다. 작년 타율 .283 15홈런91타점으로 장타력이 뚝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김재환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320 이상의 타율과 35개 이상의 홈런, 110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했던 부동의 4번타자다.

1번타자와 3번타자를 오가는 박건우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과 140개 이상의 안타,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우타 외야수다. 특히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팀 공헌도가 매우 높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외야 수비와 빠른 발,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더욱 강해지는 '가을본능'을 겸비한 정수빈 역시 두산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이렇듯 두산은 주전 외야수 3명의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보니 백업 선수들이 주전을 노리기는커녕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다. 2018년 111경기, 지난해  66경기에 출전했던 정진호(한화 이글스)가 작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했지만 두산에는 여전히 풀타임 1군을 노리는 많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과연 올 시즌 2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에서 주전들의 뒤를 서포트할 4번째 외야수는 누가 될까.

어느덧 프로 8년 차, 이젠 1군에서 자리 잡을 때 

전통적으로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투수를 뽑는 것으로 유명했던 두산은 전면 드래프트로 열린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004년의 김재호 이후 9년 만에 천안 북일고의 외야수 김인태를 지명했다. 상대적으로 대형 투수가 부족했지만 여전히 드래프트 현장에는 서울고의 장현식(NC 다이노스)과 동강대의 박준표(KIA 타이거즈), 홍익대의 구승민(롯데 자이언츠) 같은 투수 자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외야수 김인태였다.

하지만 고교 최고의 외야수로 불리던 김인태는 김현수, 민병헌, 정수빈, 임재철, 박건우, 김재환 같은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했던 두산 외야의 1군에서 수 년 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실제로 김인태는 올해로 프로 8년 차의 중견선수가 되지만 아직 1군에서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한 번도 없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좋은 활약과 1라운드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두산이라는 강 팀에서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인태는 작년 시즌 두산이 극적인 통합우승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두산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김인태는 작년 10월 1일 NC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8회 말 대타로 출전해 경기를 원점으로 만드는 적시 3루타를 터트렸다. 김인태는 10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대타로 나와 동점 희생플라이를 때리며 대역전극에 큰 역할을 했다.

김인태는 올 시즌 두산의 백업 외야수이자 왼손 대타요원 1순위로 꼽힌다. 1군 출전 경험은 통산 117경기에 불과하지만 작년 14안타로 2홈런7타점을 만들어 냈을 만큼 결정력이 뛰어나고 큰 경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담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작년 시즌을 기점으로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도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김인태는 올 시즌 두산의 4번째 외야수를 노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데뷔 시즌 무안타, 그럼에도 여전히 기대되는 특급 유망주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김대한은 3억5000만 원이라는 그 해 야수 최고액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김대한은 2018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서 고시엔스타 요시다 코세이를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고 대만과의 결승에서도 동점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상과 외야수 부문 BEST9에 선정됐다.

투수와 타자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대한은 마무리 캠프를 통해 야수를 선택했고 두산팬들은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젊은 외야수의 등장에 열광했다. 일부 두산 팬들은 2019년의 김대한이 2017년의 이정후(키움)와 2018년의 강백호(kt 위즈)에 이어 KBO리그에 '괴물신인'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섣불리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대한이 작년 시즌 1군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대한은 작년 1군에서 19경기에 출전해 15타수 무안타로 홈런이나 타점은커녕 데뷔 첫 안타조차 때려내지 못하며 프로의 쓴맛을 톡톡히 경험했다. 고교무대에서는 '괴물'로 통했지만 프로 세계에서는 그저 '풋내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10월 1일 NC전에서 9회 말 대주자로 출전해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 때 결승득점을 기록한 것이 작년 김대한의 유일한 활약이었다.

김대한은 올해도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2군 선수들이 참가한 대만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김대한은 여전히 뛰어난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두산의 특급 유망주다. 1군에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김대한은 충분히 잠실야구장에서 팬들을 기쁘게 할 요소를 갖춘 선수다. 두산팬들은 여전히 작년에 보지 못한 대형 유망주 김대한의 잠재력 폭발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도약 노리는 고시엔 스타, 신인 같지 않은 신인

90년대 중·후반부터 좌타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야수들 중 좌타 외야수는 가장 흔한 포지션 중 하나가 됐지만 여전히 발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좌타 외야수는 모든 구단들이 선호한다. 두산도 지명 당시 정수빈과 포지션이 겹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수행(상무)이 2018년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79 1홈런17타점35득점9도루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두산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빠른 발을 가진 재일교포 좌타 외야수 안권수를 지명했다. 안권수는 와세다 실업학교 고등부 재학 시절 일본 학생 야구 선수들의 꿈인 고시엔 대회에 출전해 팀의 4강을 이끌었지만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독립리그에서 활약했다. 안권수는 작년 8월에 열린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도 옆구리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전체 99번째로 두산에 지명되면서 한국행을 이뤘다.

옆구리 부상을 회복한 안권수의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두산의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체력테스트에서 1위를 한 안권수는 호주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는 기쁨을 누렸다.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된 신인 선수는 2차1라운드로 지명된 포수 장규빈과 안권수 뿐이었다. 그만큼 안권수가 스프링캠프의 시작에 맞춰 몸을 잘 만들어 놨다는 뜻이다.

안권수는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연습경기와 귀국 후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기대치를 점점 높이고 있다. 안권수는 안정된 수비실력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만약 안권수가 2018년의 조수행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두산 외야는 정진호의 이적에 따른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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