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비예나가 대한항공에 ‘믿음’을 준 방법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안드레스 비예나(27)가 한 시즌 만에 대한항공에 믿음을 심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7개 구단 중 4번째로 지명권을 얻어 비예나를 품에 안았다. 신장 194㎝로 외인 중 최단신이라 의문 부호도 있었지만 팀에 합류하자마자 물음표가 전부 사라졌다.
비예나는 은퇴 후 대한항공 스포츠단 사무국에서 근무 중인 신영수 과장을 떠올리게 했다. 신 과장은 현역 시절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허리 부상이 있을 때도 웨이트만큼은 빼놓지 않았다. 다들 “미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비예나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선보였다. 평소 훈련 시 다른 선수들보다 한 시간 일찍 체육관에 나왔다. 미리 가벼운 준비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풀고 본 훈련 시작 전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배구 외적인 것엔 관심이 없다. 휴식일에도 푹 쉬거나 보강 운동을 하는 게 전부였다. 시즌이 중단됐을 때도 동요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선수들은 “예나는 차원이 다르다”고 감탄하며 입을 모았다. 지난달 23일 리그가 조기 종료된 뒤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머물며 열심히 운동 중이다. 현재 구단이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홀로 지낸다. 선수단 체육관에 나와 트레이너, 매니저 등의 도움 없이 자신만의 자체 프로그램에 맞춰 훈련하고 있다.
실력으로도 완벽히 입증했다. 시즌 공격점유율 41.09%를 책임졌고 전체 선수 중 득점 1위(786점), 공격 1위(성공률 56.36%), 서브 2위(세트당 0.559개)에 올랐다. 팀을 최종 성적 2위(승점62점 22승8패)로 이끌었다.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을 6차례 달성했고 2,5라운드 MVP도 수상했다. 유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다.
비예나는 다음 시즌도 대한항공과 함께하며 팀원들과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 구단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계자는 “비예나를 뽑은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좋게 볼 수밖에 없는 선수 아닌가”라며 “구단의 믿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