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고 공친다" 롯데 마차도, '재능 만렙' 대형 유격수 기대감 [오!쎈 김해]
[OSEN=김해, 조형래 기자] “운동 능력과 재능이 워낙 좋은 것 같다. 정말 공보고 공치는 타자인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자체 청백전에서 연일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타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를 아직 치르지 않았기에 완벽한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수비에 방점을 두고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는 듯 연일 무력 시위를 펼치며 ‘대형 유격수’의 기대감을 풍기게 하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 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타수 3안타 1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에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유려한 몸놀림으로 물 샐 틈 없는 수비가 이어졌고 타석에서는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날 마차도는 청팀의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중전 안타, 3회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1회 첫 타석 안타의 경우 수비진의 콜플레이 미스로 나온 안타였지만 이후 타석들에서는 타이밍을 완벽하게 포착하면서 강한 타구들을 생산했다. 특히 4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백팀 박시영의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청백전 포함해 3개 째 홈런포다.
수비력은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다. 여기에 연습과 자체 경기를 통해서 ‘수비형 선수’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공격력까지 무장한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타격 준비 동작 때 낮은 팔의 위치에서 임팩트 순간까지 최단시간에 도달하는 간결한 타격폼으로 강하고 빠른 타구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큰 힘을 들이지 않는 모습이지만 타구들은 심상치 않다.
스프링캠프부터 마차도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 내야수 김민수는 마차도를 향해 ‘재능 만렙'의 선수라고 칭했다. 그는 “재능과 운동신경이 워낙 좋은 선수인 것 같다. 캠프 때 쉬는 시간에 ‘스파이크볼’ 같은 운동을 하다보면 처음 접하는 운동이라도 정말 잘하더라”고 했다.
마차도의 타격 모습에 대해선 ‘예측불가’라는 평가. 김민수는 “같은 타자가 봤을 때 스윙 타이밍을 보면 변화구 혹은 속구를 노리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마차도는 무슨 생각을 갖고 치는지 모르겠다”면서 “변화구를 노리는 것 같았는데 속구에 스윙을 돌리기도 하더라. 정말 공보고 공치는 유형의 타자인것 같다”고 언급했다. 타격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에게서나 엿볼 수 있는 능력을 마차도가 갖고 있다는 귀띔이었다. 실제로 마차도는 지난달 28일 자체 청백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공을 보고 공을 치는 느낌으로 타격했다”고 말한 바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어떤 구종을 노리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는지 읽을 수 없는 타자들을 까다로워 한다. 그런 측면에서 마차도도 충분히 위협적이면서 까다로운 타자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허문회 감독은 “수비 잘 해달라고 데려온 선수다. 지금 타격이 좋지만 일단 다른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를 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지금 잘한다고 기대가 너무 커지면 안될 것 같다. 부담이 될 것 같다”며 마차도에 대한 섣부른 평가를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만으로는 마차도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