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떠나 빅클럽에서 뛰는 손흥민'이 다가온다 [손흥민 중간결산 ③]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2018/2019, 2019/2020시즌을 거치며 선수 경력의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 토트넘홋스퍼보다 더 큰 규모의 구단에서 초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손흥민의 이번 시즌을 중간결산하면서 꼭 거론해야 하는 일은 에이전트 교체다.
손흥민은 지난 11월 티스 블리마이스터 전 에이전트와 갈등을 겪은 끝에 결별했다. 진실공방도 오갔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데뷔할 때부터 바이엘04레버쿠젠, 토트넘 이적을 모두 담당했던 에이전트가 떠난 것이다. 손흥민과 아버지 손웅정 씨는 손흥민을 전담하는 에이전시 손앤풋볼리미티드를 설립했다. 해외 슈퍼스타들도 가족이 운영하는 전담 에이전시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손흥민도 이 길을 택했다.
지난 시즌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손흥민이 병역혜택을 받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 손흥민이 토트넘에 있는 건, 우리가 꼭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닌 대회를 두 번 보내줬기 때문이다. 만약 손흥민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2년 만에 손흥민의 계약을 정지시켜야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토트넘의 도박은 성공했다. 2018/2019시즌 한 달 동안 손흥민을 쓰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손흥민을 대체복무 대상자로 만들어냈다. 이제 토트넘은 손흥민을 최대한 활용한 뒤 이적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은 한동안 잠잠했던 손흥민 이적설이 다시 불붙은 첫 시즌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손흥민의 나폴리, 유벤투스 이적설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이적설은 블리마이스터 당시 에이전트가 나폴리행 루머에 "안 될 것 없다"고 대답하면서 더 커졌다. 이는 이적을 준비하는 에이전트들의 전형적인 발언이다. 에이전트 교체 때문에 흐름이 끊겼을 뿐, 지금은 손흥민 측에서도 이적 가능성을 은근히 제기하며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는 게 자연스런 시점이다.
병역 문제를 해결한 이상, 손흥민의 나이와 토트넘의 연봉 구조를 아울러 감안할 때 잔류보다 이적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 강팀에 비해 연봉을 적게 주는 팀이다. 손흥민의 연봉은 이미 해리 케인, 탕귀 은돔벨레에 이어 팀내 3위로 알려져 있다. 손흥민보다 적은 연봉을 받아 온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협상에 실패하자 주저없이 이적을 택했고, 현재 인테르밀란으로 떠난 상태다. 간판 센터백 듀오 중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갈등 끝에 겨우 재계약했고, 얀 베르통언은 떠날 것이 유력하다. 손흥민 역시 재계약 협상에 돌입하면 큰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손흥민은 28세다. 올해 혹은 내년 여름이 초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까지 정상급 윙어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토트넘이 요구할 거액의 이적료를 맞춰줄 구단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손흥민을 데려갈 수 있는 구단은 얼마 되지 않는다.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을 감안한다면 잉글랜드 5대 빅 클럽을 비롯해 스페인이 레알마드리드,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바르셀로나 '3강'이나 독일의 바이에른뮌헨,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와 인테르밀란이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또다른 변수는 해리 케인의 이적 가능성이다. 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상황이 계속 실망스럽다면 남아있기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만약 케인이 적극적으로 빅클럽 이적을 추진한다면, 토트넘으로선 팀 내 유일한 간판스타를 손흥민으로 잡고 거액의 재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 연봉 규모를 볼 때 케인과 손흥민을 모두 붙잡기 어렵다.
손흥민은 2019/2020시즌을 팔 부상으로 조기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면서 재개 이후 복귀할 가능성이 열렸다. 이번 시즌 막판과 다음 시즌의 경기력은 손흥민의 향후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이적시장이 얼어붙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손흥민의 거취는 여러모로 예측하기 힘든 변수를 맞딱뜨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