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1위 연봉’ EPL, 임금삭감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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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EPL 구단 에버튼의 홈구장 구디슨파크 인근에 지난 달 16일 '모든 경기 중단'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은 세계 최고의 라이벌전 중 하나로 불리는 '머지사이드 더비'가 열리기로 한 날이었다. AFP연합뉴스
세계 프로축구리그 중 연봉 순위 1위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본격적으로 임금 삭감 논의에 들어갔다. 이미 FC 바로셀로나와 유벤투스 등 다른 리그 유명 구단들이 임금 삭감을 결정한 데 이어 리그 차원에서도 전체적인 삭감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30일(현지시간) EPL 각 구단 주요 경영진 일부가 임금 관련해 구단끼리의 공동 성명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임을 주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구단 간 만장일치로 합의가 이뤄지면 선수들을 대표하는 선수협회(PFA), 각 에이전트들과도 협상이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EPL은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도는 리그다. 스포팅인텔리전스가 실시한 지난해 ‘글로벌 스포츠 임금 조사(GSSS)’에 따르면 EPL은 선수 연봉이 총 19억6742만3750달러(약 2조4020억원)으로 세계 프로축구리그 중 1위였다. 평균으로 따지면 396만6580달러(약 48억원)으로 축구계 1위, 전 세계 프로스포츠리그에서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이어 4위다.

구단들은 리그가 재개되지 않으면서 매주 거둬들이던 입장료 수입이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후원사와 방송사 등과의 협상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어렵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빅클럽’에서 중소구단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한 구단 경영진은 디애슬레틱에 “평소 들어오던 돈이 멈춰버린 상황에 평소와 똑같이 지출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잉글랜드 내에서도 구단 별 비슷한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잉글랜드 2부 리그 챔피언십 소속 리즈 유나이티드는 지난주 구단 경영진과 코치진이 리그 재개시점까지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현재 챔피언십 2위로 다음 시즌 승격이 유력했지만 모든 리그가 중단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이 더 심각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리그 단위로 임금 삭감 논의가 구체화되는 중이다. 일간 가제타델로스포르트에 따르면 세리에A 대부분 구단들은 남은 시즌 훈련이나 경기가 재개되지 않을 시 임금을 삭감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시즌이 중단된 기간의 임금 중 일부만 지급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안 모두가 논의되고 있다.

앞서 세리에A 선두 유벤투스 선수단은 자발적으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치 임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한화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유벤투스 구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지안루이지 부폰, 레오나르도 보누치 등 주요 선수들과 논의를 거친 뒤 주장 조리조 키엘리니와의 면담으로 합의를 결정지었다. 팀 내 최고 임금 수령자인 호날두는 연봉에서 총 380만 유로(약 51억원)를 깎는다.

스페인 라리가 FC 바로셀로나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는 30일 자신을 포함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임금을 70% 삭감하기로 했다고 직접 밝혔다. 메시는 세계 축구선수 중 연봉순위 1위다. 대신 구단 직원들의 급여는 100%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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