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믿어야 하는 낯선 봄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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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주환이 15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중 힘이 든 듯 그라운드에 누워있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어쨌든 준비는 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힌 KBO리그가 조용히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실전감각을 끌어 올려야 하는 시기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시범경기 첫 두 경기를 마치고 상대 전력을 들여다봐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체 해결해야 한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청백전으로 실전 담금질을 돌입한다. 지난해 아쉽게 정규시즌 우승에 실패한 SK도 이날부터 격일로 청백전을 치른다. 고양에서 회복훈련을 하던 키움도 이날부터 홈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 입성한다. 적어도 훈련 여건은 개막을 준비하는데 큰 문제 없어 보인다.

스프링캠프 연장을 선택한 KIA와 롯데도 이번 주 국내 훈련 대열에 합류한다. KIA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광주로 이동한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8일부터 국내 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캠프를 종료한 롯데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김해로 날아간 뒤 훈련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상대팀 전력을 파악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블라인드 테스트 형태로 개막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겨우내 선수 이동이 많지 않았다고는 하나, 각 팀이 캠프 테마를 무엇으로 설정했느냐에 따라 전술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올해는 KIA, 삼성, 롯데 등 하위권 세 팀이 사령탑을 교체한 탓에 새 감독이 꺼내들 새로운 색깔에 눈길이 모인다. 타선이 좋은 키움도 투수전문가에게 지휘봉을 맡겨 마운드 운용법이나 볼배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대로 개막을 맞이하면 최소 한 달은 서로의 전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본 전력이 탄탄한 팀이 순위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때문에 쫓아가는 팀은 역설적으로 불확실성을 믿고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야구가 상대성이 짙은 종목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각자 준비한 것을 믿고 부딪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감독들은 객관적인 전력이 아무리 좋아도 늘 불안하기 마련이다. 감독의 지략보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이상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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