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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일본발(發) 나비효과가 아시아 무대를 삼킬 위기에 놓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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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 하던 얼마 전까지도 가장 무감각한 태도로 상황을 관망하던 나라다.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기 위한 무리수였는데 결국 이제서야 터질 게 터지는 분위기다. 올림픽 1년 연기가 확정된 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질병 관리에 들어갔고,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8일 현재 5165명으로 증가했고, 하루에 200~300명씩 늘어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뒤늦게 도쿄를 비롯한 7개 지역에 긴급 사태를 선포했지만 “내가 책임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방역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는 검사자 수가 워낙 적어 실제로는 정부 발표보다 감염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해 수원 삼성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빗셀 고베에서는 선수와 직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단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 분위기를 봐서는 다른 팀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결국 일본 J리그는 5월 재개 계획을 백지화 하고 7월에 개막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면 ACL 강행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J리그 팀들은 동아시아 조별리그 3개 조에 포함돼 있다. 국경을 오가는 클럽대항전은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섣불리 경기를 강행했다가는 자칫 일본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동아시아 전역에 더 큰 확산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ACL 재개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과 중국도 아직 코로나19가 진화되지 않았고,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서아시아 리그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혼란에 빠져 있다. 자국 리그조차 언제 재개할지 알 수 없어 ACL은 고려 대상도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시아축구연맹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니라 각 나라 리그, 구단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재안을 모으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시즌 ACL은 조별리그 1~2경기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사실상 처음부터 시작하는 셈인데 6월을 넘겨 재개할 경우 12월 내로 마무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조별리그를 단판으로 치르는 등의 방식으로 대회를 축소하는 안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ACL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각 나라 상황이 상이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본이 가장 심각하기 때문에 그 쪽이 최대 변수가 될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