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결산 ② 아쉬움 진하게 남는 전자랜드의 외국선수들
[점프볼=김홍유 인터넷기자] 전자랜드는 경력자 외국선수들과 올 시즌을 함께 했지만 이 역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함께했던 머피 할로웨이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우승을 이끈 섀넌 쇼터 두 명의 외국 선수와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할로웨이는 변함없는 활약으로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수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쇼터 역시 유도훈 감독이 강조했던 ‘앞선에서 흔드는 플레이’를 기본으로 돌파를 통한 기회 창출,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내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팀의 주축 선수인 이대헌이 부상을 시작으로 국내 선수들이 연이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위기가 찾아왔다. 할로웨이 입장에선 골밑에서 해야 할 역할이 늘어난 상황에서 발목 부상까지 달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 등 기록은 현저히 떨어졌고 지난해 12월 22일 창원 LG와 경기에선 무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저조한 성공률을 기록한 자유투 역시 할로웨이의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번 시즌 할로웨이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49번의 자유투를 얻어냈다. 하지만 자유투 성공은 단 79개로 53%의 낮은 성공률을 보였고 이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낮은 자유투 성공률 이었다. 할로웨이는 가장 쉽게 득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유투에서마저 발목을 잡히고 만 것이다.
신장 제도 폐지의 우려를 뒤로 하고 선발된 쇼터 역시 팀 내 높이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단신 외국선수 쇼터에게 전자랜드가 기대하는 부분은 역시 득점이었을 것. 팀 내 국내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높이의 열세에 놓인 전자랜드는 할로웨이를 기용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결국 쇼터 역시 짧은 출전 시간을 가져갔다.
출전 시간이 짧아지면서 쇼터는 1라운드처럼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전자랜드는 쇼터가 29득점으로 활약하며 승리를 이끈 지난해 12월 4일 원주 DB와 경기를 마지막으로 교체를 결정했다. 유도훈 감독 역시 “쇼터가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 팀 내 상황이 이렇게 돼 미안하다”라며 팀 내 사정으로 교체를 결정해 쇼터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쇼터와 동행을 뒤로하고 전자랜드가 결정한 새 외국 선수 역시 KBL 경력자인 트로이 길렌워터였다. 길렌워터는 KBL득점왕 출신으로 득점은 물론 높이도 있는 선수였기에 전자랜드 입장에선 거는 기대가 컸다.
길렌워터는 팀에서 기대한 대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며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복귀 후 다득점 경기를 이어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전자랜드의 길렌워터 선택은 성공적인 듯 보였다.
하지만 길렌워터의 장점인 득점력에 비해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길렌워터는 공격에서 골밑보다는 외곽에서 슛을 던지는 플레이를 선호했다. 자연스럽게 상대 외국선수에 대한 골밑 수비나 리바운드에 대한 반응과 대처 역시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길렌워터가 다득점 경기를 펼친다 해도 상대에게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하며 패하는 경기도 있었다.
성적 개선을 기대하고 외국 선수를 교체했지만 전자랜드가 교체 뒤 거둔 24경기 성적은 11승 13패다. 쇼터가 뛴 18경기 성적 10승 8패 보다 승률이 좋지 못했다. 결과적으론 전자랜드가 단행한 교체 카드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외국선수의 성적이 팀 내 성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KBL에서 전자랜드가 올 시즌 선택한 외국선수들이 보인 경기력은 분명 아쉬웠다. 올 시즌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음 시즌 전자랜드가 선발한 외국 선수 조합이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