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상 FA' 장재석, 리그 센터난 속 의외의 인기남?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FA 된 장재석 두고 의외의 경쟁 펼쳐질 수 있다?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이 내달 1일 열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6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FA 일정 및 규정 변경 안을 확정했다. 원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이 폐지돼 선수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팀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원래 FA 제도는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이 결렬되면, 영입 의향서를 낸 팀들 중 보수 기준 10% 이내의 차이가 나는 팀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FA 시장에는 초특급 대어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가드 이대성이 최대어로 평가되고 있는데, 지난 시즌 부진이 팀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조용히 주가를 끌어올리는 선수가 있으니 센터 장재석이다. 2012~2013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장재석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생활을 한 시간을 빼고 7시즌을 뛰었다.
사실 장재석을 대어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대학 무대를 호령해 큰 기대 속에 프로에 입단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큰 키에 높은 점프력,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있지만 경기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까지는 갖추지 못했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지만, 공격에서는 받아먹는 득점이나 골밑 리바운드 후 풋백 득점이 아니면 생산력이 떨어진다는 게 농구계의 냉정한 평가다.
기록을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만 해도 42경기 평균 18분51초를 뛰었다. 평균 8득점 4.7리바운드 1.4어시스트. 프로 통산 268경기 평균 16분54초 출전 6.2득점 3.5리바운드 1.0어시스트다. 한 팀의 골밑을 완벽히 책임지는 주전급 센터라기 보다는, 주전과 백업을 왔다갔다하는 식스맨 센터 자원 중 가장 좋은 자원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리그 센터난이다. 프로농구 감독들은 가드, 포워드 자원들은 키워서 써도 센터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규(원주 DB) 오세근(안양 KGC) 이승현(고양 오리온) 정도를 제외하면 골밑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토종 센터 자원이 없다. 오세근도 부상이 많고, 이승현 역시 지난 시즌 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선수들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 토종 센터가 없는 팀은 4번 포지션에 구멍이 나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출전이 1명으로 바뀌며 토종 센터의 가치가 더욱 귀해졌다. 장재석이 위 세 선수만큼은 아니더라도, 20여분 이상을 뛰며 두자릿수 득점에 7~8개의 리바운드만 해준다면 '땡큐'다.
여기에 장재석은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무보상 FA'다. 이 점이 센터 없는 팀들의 구매욕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이승현이 있는 오리온이지만, 그도 다음 시즌 종료 후 FA가 되기 때문에 장재석을 함부로 떠나보낼 수 없다. 오리온에 다른 2~3팀 정도만 영입전에 참가하면 몸값이 뛰어오를 수 있다.
다만, 각 구단들도 지나친 오버페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선수에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건 프로의 당연한 생리지만, 확실한 주전이라고 보기 어려운 선수에게 상상 이상의자금을 들여 투자를 하는 건 제 살 깎어먹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