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시즌] '삼성화재 첫 신인왕' 정성규 "꾸준한 선수로 남고 싶어요"
[BO]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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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10:28
지난 9일 삼성화재 팀 역사상 최초로 신인왕 수상
상 받고 가장 먼저 부모님이 떠올라
박철우 형 떠났지만 남은 선수끼리 잘 뭉치겠다
기복 있는 선수보단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꾸준한 선수? 기복이 심한 선수보다는 꾸준한 선수로 팬들에
게 기억됐으면 좋어요."
삼성화재 정성규(21)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신인왕을 받은 선수다. 정성규는 지난 9일 서울 스탠프드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기자단 투표 30표 중 14표를 받아 11표를 받은 오은렬(대한항공)을 제치고 신인왕을 받았다.
정성규는 2019~2020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지명을 받았다. 정성규는 데뷔전인 2019년 11월 1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서브에이스 포함 11점을 올렸다. 이후에도 백업과 주전을 오가며 자신의 서브 강점을 뽐냈다. 26경기에 출전해 149점, 공격 성공률 52.09%를 기록했다. 서브에이스는 27개, 세트당 0.293개로 팀에서 가장 좋은 수치를 남겼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정성규는 "받아서 다행이다. 시즌 초반에 서브도 좋았고, 경기 출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신인왕을 받으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정성규의 어머니는 현재 8년째 유방암 투병 중이다. 힘든 치료 속에서도 아들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본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정성규의 아버지는 정성규를 배구의 길로 인도하신 분이다. 정성규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께서 상을 받는다고 하니 많이 좋아하셨다. 지금도 열심히 치료 중이신데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다. 아버지는 내가 배구를 할 수 있도록 권유하신 분이다. 사실 반강제로 시키셨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감사하다. 부모님 덕분에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에는 구본승과 신인왕 경쟁을 펼쳤고, 구본승의 갑작스러운 이탈 이후에는 오은렬이 새롭게 도전자로 나왔다. 오은렬은 정성민이 부상으로 빠진 후 대한항공 주전 리베로로 도약하며 박기원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시즌 후반 경기 출전 시간도 정성규보다 오은렬이 많았다.
그는 "(오)은렬이 형은 시즌 후반에 나오고, 나는 시즌을 치를수록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받은 뒤에 은렬이 형이 축하해 주더라. 나뿐만 아니라 은렬이 형도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성규는 이번 주 일요일(26일)에 숙소에 복귀해 비시즌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성규는 "개인적으로 체력훈련을 많이 할 것 같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웨이트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웨이트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라고 비시즌 계획을 전했다.
삼성화재는 변화가 많다. 류윤식이 소집해제 후 팀에 돌아왔지만, FA 자격을 얻은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떠났다. 또한 신진식 감독을 대신해 고희진 수석코치가 신임 감독 자리에 앉았다.
"팀에 변화가 많다. 철우 형이 가기 전에 단톡방에 '모두 도와줘서 고맙다'라고 하는데 떠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해야 한다."
정성규는 류윤식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식이 형은 기본기가 좋다. 같이 훈련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정성규는 지난 시즌에 서브에이스를 1개를 기록할 때마다 고향인 경남 하동군에 10만 원씩 기부했다. 27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으니 270만 원을 기부한 셈이다.
그는 "아버지께서 서브에이스 하나당 10만 원씩 기부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셔서 나도 찬성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기부는 계속하려고 한다"라고 웃었다.
팀 성적은 아쉬우나 개인적으로는 신인왕을 받으며 기억에 남는 시즌을 마친 정성규. 그는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을까.
"꾸준한 선수? 기복이 심한 선수보다는 꾸준한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정성규는 "에이스 형이 나가 기운이 빠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남은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내년 시즌에는 꼭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