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시즌] '2라운더 신인왕' 박현주 "언젠가 흥국생명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BO]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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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7 10:28
여자배구 역사에 신인왕 이름 새겨 기뻐
흥국생명이 아니었다면 수상 못 했을 수도
출전기회 많이 준 박미희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
신인왕 되고나서 책임감 더 많이 느껴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그동안 신인왕 수상자가 흥국생명에서 많이 나왔는데 그 역사에 제가 이름을 새길 수 있어 기뻐요. 늦은 지명 순위에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해요."
흥국생명 박현주는 V-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박현주는 지난 9일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기자단 투표 30표 중 22표를 받아 8표에 그친 이다현(현대건설)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박현주는 25경기에 출전해 103점을 올렸고, 서브에이스는 27개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하며 투입 시간을 늘려가더니 중반 이후부터는 선발로도 출전하는 경기도 늘어났다. 박현주는 여자부 2라운더 최초 신인왕이자 흥국생명 소속 선수로는 다섯 번째 수상자로 남게 됐다.
지난 13일 <더스파이크>와 만난 박현주는 "그동안 신인왕 수상자가 흥국생명에서 많이 나왔는데 그 역사에 내가 이름을 새길 수 있어 기쁘다. 늦은 지명 순위에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도 박현주는 자신의 신인왕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역대 여자부 2라운드 지명자 중에서 내가 처음 상을 받아 뜻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박현주가 신인왕 후보로 거론된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 지명 선수에서 신인왕이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현주는 오히려 더 부담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담감은 없었다. 나는 (이)재영 언니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분에만 신경을 썼다."
신인 선수가 리그를 치르는 데 당연히 어려움과 부담감은 있을 터. 박현주가 고충을 겪고 있을 때 조언을 많이 해준 선수는 누굴까. 박현주는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김해란을 뽑았다.
"해란 언니가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다. 힘들 때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정이 많고 지금도 고마운 기억밖에 없다."
이어 "흥국생명과 박미희 감독이 아니었다면 신인왕도 못 받았을 것이다. 다른 팀에 있었으면 출전 기회를 못 받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웃었다.
박현주는 데뷔 후 첫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염색도 하고, 동기들도 만나며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그는 "얼마 전 동기들을 만났는데 신인왕 받았다고 '한턱'쏘라고 하더라"라고 웃은 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돌아다니지는 못한다. 그냥 나 자신을 가꾸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현주에게 내년 시즌은 중요하다. 신인왕을 수상했기에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박현주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신인왕에 대한 값어치를 해야 한다. 책임감이 생겼기 때문에 그 책임감을 메울 수 있는 활약을 해야 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음 시즌을 향한 각오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기 보는 시야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리시브할 때 공이 어디서 올지 여유 있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박현주는 예전부터 자신의 롤 모델로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을 뽑아 왔다. 두 선수는 왼손잡이 서버, 2라운드 지명 등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박현주도 문정원이 밟아온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정원 언니는 한국도로공사의 중심이다. 나도 언젠가는 팀에 필요한 중심 선수가 되고 싶다. 또한 정원 언니처럼 국가대표가 되어서 강력한 서브를 넣고 싶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박현주는 "팬들이 선물 주신 거 항상 진열대에 보관하고 있다. 그거 보면서 많은 힘을 내고 있다. SNS 메시지 답장을 다 드리지 못할 때가 있는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