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투수들, 2020년 건재 과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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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세월 앞에 장사없다. 뛰어난 선수라도 나이가 들면 신체능력 저하와 함께 고전하며 유니폼을 벗는다. 하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흘러가는 세월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도 불혹을 앞둔 투수들이 어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삼성의 베테랑 우완 선발투수 윤성환(39)은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2004 2차 1라운드 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만 14시즌을 뛰었다. 개인 통산 420경기에 등판해 135승(104패 평균자책점 4.21)을 거뒀고, 1353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커브의 달인’으로 불리는 윤성환은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정교한 제구력과 현란한 변화구로 15년 넘게 삼성의 선발진을 지키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17승도 거뒀다. 2018년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주춤하며 ‘한물 간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난해 27경기에 꾸준히 등판해 8승 13패, 평균자책점 4.77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쓴 경기도 많았다. 불혹의 나이에도 윤성환은 어린 투수들과 선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함께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원태인과는 무려 19살 차다. 자체청백전에서 부진하긴 했지만 경험많은 윤성환이기에 포기하기 이르다.

두산의 우완 불펜투수 김승회(39) 역시 올해로 40대에 접어들었다. 2003 2차 5라운드 40순위로 두산에서 데뷔한 김승회는 롯데와 SK를 거쳐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와 선수생활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55경기 이상 등판, 50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다. 2018년(3.46)과 지난해(3.07)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록했다. 지난해 58.2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평균자책점 3.07은 2014년 롯데에서 기록한 3.05에 이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올해 역시 두산 불펜에서 노련하게 제 몫을 하며 어린 선수들을 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명예회복을 노리는 노장들도 적지 않다. 두산의 좌완 불펜요원 이현승(37)은 통산 548경기에 등판해 39승 42패 54세이브 70홀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9경기(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0) 출전에 그쳤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매 시즌 30경기 이상 꼬박꼬박 등판했던 이현승에게 낯선 한 해였다. 절치부심 시즌을 준비 중인 이현승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를 악물고 있다.



입단테스트까지 거치며 롯데에서 재기의 기회를 어렵게 잡은 좌완 장원삼(37)도 마지막으로 태울 불꽃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LG에서 8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7.98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는 개인통산 121승을 거둔 장원삼의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산 79세이브, 60홀드를 기록 중인 SK 좌완 불펜자원 박희수(37) 역시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2017년 평균자책점 6.63으로 부진했지만, 2018년(3.27)에 이어 지난해 평균자책점 1.57로 다시 희망을 안겼다. 자체청백전에서도 좋은 공을 뿌리며 기대감을 더 키워가고 있다.

이 밖에 롯데와 극적으로 계약에 성공한 좌완 고효준(37)도 팀에 지각합류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해 무려 75경기에 등판해 15홀드(평균자책점 4,76)를 기록한 고효준은 올해 역시 롯데 불펜의 핵심 좌완투수로 버텨줘야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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