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카운트] '2번타자' 김현수, 류중일 감독이 변했다?
[KBO리그] LG의 강한 2번타자 전략, 외국인타자 라모스 활약에 성패 달려
[오마이뉴스 케이비리포트 기자]
▲ 지난 2년간 LG에서 4번 타자를 가장 많이 맡았던 김현수 |
ⓒ LG 트윈스 |
지난해 KBO리그 정규 시즌 3위 LG 트윈스는 올해 우승에 도전한다. LG가 1994년 이후 26년만의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2019년 LG 타선은 타율 0.267로 5위, 홈런 94개로 6위, OPS(출루율 + 장타율) 0.711로 7위였다. 팀 타격의 중요 지표가 리그 중하위권이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치러진 연습 경기에서 LG 류중일 감독은 주장 김현수의 2번 타순 배치를 시도했다. 지난해 LG의 2번 타자로는 오지환이 321타석, 정주현이 174타석을 나섰지만 이들은 '강한 2번 타자'와는 모두 거리가 멀었다. 1번 타자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 이천웅과 중심 타선 사이에서 공격의 맥이 끊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김현수의 연습 경기 2번 타순 배치는 지난 2년간 그의 타순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FA 자격으로 LG에 영입된 김현수는 지난 2년간 중심 타선에 배치되었었다. 2018년에는 전체 511타석 중 75.7%에 해당하는 387타석을 4번 타자로 나섰다. 2019년에는 3번 타자로 333타석, 4번 타자로 261타석을 소화했다.
▲ LG 김현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 LG 김현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지난 2년의 기록을 종합하면 LG에서 김현수는 4번 타자로 나선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4번 타자와는 거리가 있는 유형이다. 2019년에는 홈런이 11개에 불과했다.
김현수가 4번 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LG의 뿌리 깊은 '외국인 타자 잔혹사'와 연관이 깊다. 2018년에는 가르시아, 2019년에는 조셉이 부상에 시달리며 4번 타자 노릇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조셉을 퇴출시키고 대체 선수로 데려온 페게로는 좌완 투수에 대한 약점을 노출해 붙박이 4번 타자를 맡기기 어려웠다. 김현수가 팀 사정 상 어쩔 수 없이 4번 타자를 떠맡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번 타자로 나섰던 LG 김현수 |
ⓒ LG 트윈스 |
올해 김현수가 2번 타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완주하는 가운데 기량 면에서도 '붙박이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어야 한다. 만에 하나 라모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김현수는 또 다시 4번 타자로 '호출'될 수도 있다.
홈런 타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한 김현수에게 4번 타자는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그가 2번 타자로서 전념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개인 성적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거 류중일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박한이와 나바로를 2번 타순에 배치해 '강한 2번 타자'를 실현하며 '왕조'를 구축한 바 있다. 올해 김현수가 2번 타순에 안착해 LG의 대권 도전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