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 끝났으면 먼저 가" 6회부터 한산해지는 롯데 더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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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은 6회부터 한산해진다. 주축 선수들이 조기 퇴근하기 때문이다. 롯데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3-5로 패했다.

0-3으로 끌려가던 롯데는 5회말 반격에 나섰다. 민병헌의 2루타, 손아섭의 내야 땅볼로 만든 2사 1, 3루에서 이대호가 적시타를 쳐 추격을 시작했다. 다음 안치홍이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어나간 롯데는 정훈의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6회부터 롯데 수비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포수 정보근을 제외하고 선발로 나섰던 8명이 빠졌다. 1번 중견수 민병헌 대신 좌익수 허일, 2번 좌익수 전준우 자리에는 우익수 추재현, 3번 우익수 손아섭 대신 2루수 신본기가 나섰다. 그리고 5번 지명타자 이대호 대신 김민수가, 6번 2루수 안치홍 자리에는 3루수 김동한이, 7번 1루수 정훈 대신 중견수 강로한이 수비로 들어갔다. 7번 유격수 마차도 자리에는 김대륙이 들어갔고, 한동희는 3루에서 1루로 위치를 바꿨다.


보통 연습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경기 중반이 되면 교체를 해준다. 롯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퇴근을 지시한다. 말 그대로 조기 퇴근이다.
강제는 아니다.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 퇴근하고 싶은 선수는 집으로 가도 된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허문회(48) 롯데 감독의 철학 때문이다.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 등 주전급 선수들은 짐을 싸서 집으로 향했다.

이번 삼성전에서만 나타난 일이 아니다.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작됐고, 지난 21일 창원 NC전에서도 주축 선수들이 대거 조기 퇴근했다. 이날은 원정 경기였기 때문에 조기 퇴근한 선수들은 구단 버스를 이용해 부산으로 돌아왔다.

허문회 감독은 조기 퇴근에 대해 "계속 운동장에 남아 있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자기 할 일이 끝났으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하기 위함이다"며 "내가 먼저 제안한 것이다. 체력 안배 차원이다. 조기퇴근은 연습경기 때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전준우는 "몸 관리하는 데 아무래도 유리하다. 감독님께서 신경 써주시는 만큼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게 된다. 일찍 마친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데 가는 게 아니다. 내일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일찍 들어가기 때문에 휴식과 준비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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