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판 류거이’ 포지 거르고 베컴…‘가장 후회 남을 드래프트‘ 선정
KBO리그에 ‘류현진 거르고 이재원’이 있다면 메이저리그(MLB)에는 ‘포지 거르고 베컴’이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30개 구단별로 가장 후회가 남을 드래프트 픽을 꼽았다. 템파베이는 12년 전 가슴 아픈 기억이 들춰졌다. 일명 ‘포거베’로 불리는 버스터 포지(3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거르고 팀 베컴(30·시애틀 매리너스)이다.
MLB닷컴은 “탬파베이는 1픽으로 데이빗 프라이스를 뽑은 지 1년 만에 다시 1픽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팀 베컴과 버스터 포지 두 가지 선택으로 좁혀졌다. 2005년 고교생을 뽑는 걸 꺼리다 앤드류 매커친을 놓쳤던 탬파베이는 베컴을 뽑았다. 그리고 역사가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탬파베이는 2005년 1라운드 8픽으로 고교 외야수였던 앤드류 맥커친(34·필라델피아 필리스) 대신 대졸 우완 웨이드 타운센드(37)를 뽑는 우를 범했다(맥커친은 11픽 피츠버그 지명). 고교생보다 대졸 성공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여긴 ‘안정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매커친이 차근차근 성장한 사이 타운센드는 싱글A에서조차 고전했다.
5툴 외야수를 놓친 탬파베이는 3년 뒤 5툴 재목을 뽑을 기회를 얻었다. 고교 5툴 플레이어 내야수 베컴이었다. 대학 무대에서 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각광받기 시작한 포지가 있었지만, 탬파베이는 베컴을 택했다. 그리고 포지는 1라운드 5픽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탬파베이의 드래프트는 실패였다. 베컴이 마이너리그에서 지지부진한 성장을 보인 사이, 포지는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안방마님을 꿰찼다. 2011년 신인상을 비롯, MVP 1회, 골드글러브 1회, 실버슬러거 4회를 수상했다. 팀은 포지와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 3번의 영광을 누렸다. 이번 시즌도 샌프란시스코와 함께하는 포지는 통산 11시즌 1258경기 타율 0.302(4575타수 1380안타) 140홈런 673타점 OPS 0.826을 기록 중이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베컴은 2013년에서야 데뷔를 이뤘다. 하지만 자리 잡지 못했고, 2017시즌 중반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직후 볼티모어에서 50경기 타율 0.306 10홈런 26타점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했지만, 이듬해 96경기 타율 0.230 12홈런 35타점으로 무너졌다. 2019년부터는 시애틀 소속으로 뛰고 있다. 통산 472경기 타율 0.249(1614타수 402안타) 63홈런 198타점 OPS 0.733.
한편, MLB는 ‘후회가 남을 드래프트’의 다른 사례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28·시카고 컵스) 대신 마크 어펠(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클레이튼 커쇼(32) 대신 브래드 링컨(35) 픽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