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무섭다" 침뱉기·하이파이브 금지령, 진땀 빼는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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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5일로 개막일이 확정됐지만, 감염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무관중 개막전’을 결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감 상황에 따라 관중 입장 비율을 높여가겠다고 밝힌 이유다. 관중석뿐 아니라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오가는 선수단의 행동에도 많은 제약이 걸린다. 코로나19의 주요 확산 경로가 비말 감염이기 때문에 직·간접 접촉 등으로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 행위들이 올시즌 금기 사항으로 정해졌다. KBO는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에 경기 도중 침을 뱉는 행위와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맨손 하이파이브를 금지 행위로 분류하고 10개 구단에 배포한 상태다.
공식 지침까지 내려온 상황이지만 오랜 시간 KBO리그에서 뛰어온 선수들에겐 고치기 쉽지 않은 행동들이다. 경기 도중엔 먼지를 많이 마시게 되고, 긴장을 풀기 위해 씹는 담배나 해바라기 씨 때문에 입에 침이 고여 뱉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올시즌 갑작스럽게 생긴 행동 규제에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다”는 토로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지난 22일 첫 야간 경기를 치른 KT 오태곤도 “침 뱉는 게 습관이 돼 힘들다. 슬라이딩을 비롯해 플레이를 하다 보면 항상 뱉었는데,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치니 이젠 잘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이미 몸에 베어버린 선수들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습관이 된 것들이라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그럴 수 있다. 자제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쉽게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함께하던 화끈한 세리머니도 당분간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두산 선수단은 교류전 승리 후 손 대신 발을 이용해 하이파이브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오태곤도 “세리머니를 하지 말자고 강조하는 데 아직 적응이 덜 됐다. 누구는 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또 다른 동료는 박수를 치더라. 그래서 헷갈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