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토리] '두 번째 시즌' SK 하재훈이 목표를 말하는 방식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하재훈에게 향하는 기대는 1년 만에 대단히 커졌다. 많은 것이 달라졌음에도, 하재훈은 달라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KBO리그 데뷔 해, 그것도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을 한 첫 해 마무리 보직을 맡은 하재훈은 36세이브(5승3패 3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클로저 자리에 우뚝 섰다. 유턴파 선수라 공식 신인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신인 최다 28세이브를 훌쩍 넘기는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 내내 놀라움을 선사했던 하재훈에게 이제는 모두가 믿음 그리고 기대를 가진다.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하재훈은 작년과 다른 점을 묻는 질문에 "아무래도 페이스를 더 천천히 올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작년에는 캠프 전부터 만들어놓고, 캠프부터 보여줬어야 했다"며 "오히려 작년 캠프에서의 구위를 시즌 때 못 보여줬다. 그런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2년 차' 하재훈에 대한 당연한 기대. 목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하재훈은 그 때마다 "다른 팀 마무리 투수가 세운 목표 위에 있겠다", "하나하나 열심히 하다 보면 남들이 세운 목표에 내가 서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곤 했다. 수치로 언급하지 않아도, 이보다 명확한 목표는 없었다.
하재훈에게 아직 그 말이 유효한 지 묻자 하재훈은 "건방지지 않았나"라고 웃은 뒤 "아직 유효하다. '최고의 마무리가 되겠다'라기보다 목표를 두지 않고 지금에 충실하다보면 다른 사람들 위에 있지 않을까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다. 지금에 충실한 사람이 나중에도 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 시즌은 하재훈을 비롯해 조상우(키움), 정우람(한화), 고우석(LG), 이대은(KT), 문경찬(KIA), 돌아오는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등 각 팀 마무리들의 세이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도, 시즌에 들어가서도 "마무리 경쟁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하재훈의 말이다. "남 신경 쓰다가 어떻게 내 걸 하겠나"라는 메시지였다.
개막이 미뤄지는 변수가 생겼지만, 하재훈은 그렇게 묵묵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재훈은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다 똑같다. 더 잘하자고 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흐지부지 해도 안 된다. 내 할 것만 하면 된다.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