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해야 월급 받는데…생계 걱정하는 K리그 심판·관계자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걱정이 더 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K리그 개막이 잠정 연기되면서 심판들은 당장 생계 걱정을 하게 됐다. K리그 심판들은 수당 개념의 월급을 받는다. 정해진 연봉은 없고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월급을 받는 개념이다. 주심은 200만원, 부심은 100만원, 대기심은 50만원을 수령한다. 경기가 있는 3~11월까지는 수당 개념의 월급을 받고, 비시즌인 12~2월에는 보통 심판 활동을 통한 수입이 없다. 플레이오프 등에 나서는 일부 심판만 12월 수당을 받는 시스템이다. 지난해까지는 심판 운영권이 프로축구연맹에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실에서 K리그까지 관장한다. 운영 주체가 달라졌지만 수당 체계에는 변화가 없다.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개막이 미뤄지면서 심판들은 3월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교사나 자영업 등 본업이 있는 심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수입이 줄어들긴 했지만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계에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협회 스페셜 레프리로 선정된 이들도 월급을 받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온전히 심판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의 경우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한 심판 관계자는 “심판들이 힘들어 한다. 경기에 나가야 수입이 생기는 심판들도 있어 걱정이 많이 된다. 본업이 있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수당을 선지급할 수도 없다. 심판들은 평가에 따라 경기 배정을 받고 징계를 받기도 한다. 정해지지 않은 수당을 미리 책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봐야 한다.
심판의 경우 선수처럼 체력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고충도 크다. 혹시라도 감염 위협이 있을까봐 피트니스 클럽도 가지 못하고 홀로 외롭게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도 기약 없는 개막을 기다리며 몸을 만들어야 한다. 선수들은 월급이라도 받지만 심판들은 그마저도 없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기에 나서지 않는 휴식기가 길어지면 감각이 떨어지는 우려도 있다. 여러모로 개막 연기로 인한 피해가 크다. 또 다른 심판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프로팀들은 연습경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협회가 지방축구협회에 요청해 K리그 심판들이 연습경기라도 관장할 수 있도록 도우면 어떨까 싶다. 체력, 경기 감각도 키우고 적지만 수당도 지급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심판만 수입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K리그에는 수많은 대행사들이 있다. 각 팀은 홈 경기 운영과 경비 등 다양한 영역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대행사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행사는 연단위 계약을 하기도 하지만 심판처럼 경기 별로 계약을 맺는 업체들도 있다. 이들 역시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행사들도 아마 고충이 클 것이다. 계획했던 대로 예산 운영이 어려워진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구단도 어찌 할 방법이 없어 도움을 주기도 힘들다”라는 상황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