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무철 KOVO 사무총장 “신생팀 창단이 최우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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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무관중 경기여도 중계방송 시청률이 고공 행진이다. 신무철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은 요즘 겨울철 인기 스포츠로 뜨고 있는 프로배구 V-리그 위상을 실감한다. 취임 후 6개월을 보낸 신 총장은 <더스파이크> 신년호 특별인터뷰를 통해 현재 인기를 바탕으로 신생팀 창단과 유소년 배구 저변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 총장과 인터뷰는 지난 12월 18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됐다.



시청률 고공행진으로 흥행몰이

Q__사무총장에 취임하신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취임하시자마자 배구인들을 만나느라 동분서주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 소회가 듭니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6개월은 노심초사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참 진행될 때 사무총장직이라는 자리를 맡았습니다. 그간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바빴죠. 부임 후 한 달 반만에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를 충북 제천에서 진행했어요. 8월 15일 이후 확진자가 확 늘어난 시기여서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컵대회 개막 첫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외부에서 제천에 왔다 갔다고 하더라고요.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렀지만 경기 운영 관계자나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중단되기 때문에 매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컵대회를 치렀습니다. 지금 정규시즌이 진행 중이고 다행히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장 첫 번째가 방역입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노력해야 됩니다.

Q__KOVO에 오시기 전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국장과 대한항공 홍보실장으로 일하신 경험이 있습니다. 밖에서 지켜본 V-리그, 사무총장이 되어 직접 경험 중인 KOVO와 V-리그는 어떻게 다른가요.
천양지차입니다. 여기에 오기 전에는 대한항공 경기 위주로 봤죠. 제가 아마도 대한항공 임직원 중 가장 열정적으로 응원을 했던 사람이었을 겁니다(웃음). 경기장에서 제일 소리도 많이 지르는 열성 팬이었죠. 그런 열성 팬의 입장에서 배구의 재미를 느꼈다면 이제는 KOVO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 책임감이 막중하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원만하게 리그를 이끌어 가야 하고, 구단 간의 이해관계도 조정해야 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여기 와서 느낀 게 사무총장 자리는 오케스트라의 많은 악기가 잘 조화를 이뤄 완벽한 화음이 나도록 조정하는 지휘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__일주일에 보통 몇 경기를 직관하시나요. 현장에서 직접 배구 경기를 보며 느낀 배구의 재미와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처음에는 모든 경기에 다 갔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세 경기쯤 직접 봅니다. 이렇게 비교하면 편할 것 같아요. 그전 집에서 볼 때는 동영상 카메라로 한곳만 집중해서 본다고 하면 지금 현장에서 보면 360도 VR 카메라로 보는 느낌입니다. 팬으로 볼 때는 제한적으로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었는데 현장에 가보면 선수들의 땀, 현장의 치열한 작전 지시를 다 볼 수 있으니까요. 일반 동영상과 마치 360도 VR 카메라 차이라고 봅니다. 차이가 크게 느껴져요.

Q__2020-2021시즌이 반환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리그 중간평가를 해야 될 시점인데요. 경기 운영과 흥행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흥행 부분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면 일단 여자배구에서는 김연경이라는 대스타가 국내에 복귀했고요. 그 외에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선수들이 체육관에서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니까 사랑도 많이 받고 또한 경기 시청률도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스포츠 채널에서 시청률 1% 넘기기가 쉬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여자배구는 거의 2% 가까이 나오죠. 흥행몰이를 하고 있죠. 남자배구도 예년에 하위권에 머물던 팀들이 지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어요.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이 벌어지고 있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밋거리가 하나 더 늘었죠. 올 시즌은 흥행측면에서 대단히 성공적인 시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운영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또한 올 시즌은 심판 판정 논란도 많이 나오는데, 그런건 우리가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__말씀하신 것처럼 배구가 흥행이 되고, 인기가 있고, 경기가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까 올 시즌 심판 판정 관련 논란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판부와 소통 문제로 인한 구단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KOVO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심판 판정에 관한 논란이 시즌 초중반까지 오면서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해 경기운영본부장이 그만두는 일도 생겨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심판이 규칙은 다 알아요. 그런데 그것을 현장에서 잘 적용하고, 포청천의 역할을 하려면 역시 교육을 통해 몸에 익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구단과 소통도 중요하다고 봐요. 1라운드 끝나고 경기운영본부와 감독들이 모여 간담회 자리도 마련한 바 있고요. 서로 소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야죠. 새로운 경기운영본부장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심판전문가이자 뼛속까지 심판인 김건태 경기운영본부장을 선임했습니다. 김본부장이 우리나라 심판교과서인만큼 잘 운영하리라고 봅니다.

Q__직관 대신 집관이 대세인 요즘, 마케팅에 특별한 관심과 대책을 쓰고 있을듯합니다.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환경에서 타 종목과 다른 KOVO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일까요.
코로나19 때문에 직관 대신 집관을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SNS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우리 SNS 채널인 ‘코보티비’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느덧 팔로우 수 10만 명을 향해 가고 있죠. 팬들이 경기장에 못 오더라도 현장에서 보지 못한 멋있는 장면들을 모아 즐길 수 있게 하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하이라이트와 경기 외 선수들이 평소에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뒷장면을 편집을 통해 내보내고 있습니다. 팬들이 다양하게 배구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그러면서 스타 선수도 만들어야죠. 프로 스포츠에는 스타 선수가 꼭 존재해야 합니다.

Q__조원태 총재 2기가 지난 7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임기 1기 때 성과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며, 임기 2기의 과제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총재님은 KOVO의 모든 부분을 꿰뚫고 계십니다. 초창기 취임하시면서 시스템 구축에 많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특히 모든 시스템을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모든 심판이 헤드셋을 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죠. 또한 지난 시즌에는 통합예매시스템도 구축했습니다. 1기에 디지털화된 시스템 구축에 역점을 뒀다면, 2기는 이 시스템이 더 활성화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올 시즌에 새로 ‘코보마켓’을 론칭했습니다. 모든 구단으로부터 퍼블리쉬권을 위임받았습니다. KOVO가 13개 구단 선수들 유니폼과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데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해외 농구, 축구를 보면 각종 굿즈들로 넘쳐나잖아요. 따라가야죠.

2기 과제는 단연 신생팀 창단이죠. 그게 가장 큰 숙제고, 미션입니다. 배구의 파이를 키워야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고요. 또한 더 많은 팀들과 경기를 해봐야 지루함 대신 새로운 배구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여기에 있으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__신생팀 창단과 웜업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2군 리그를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호남과 부산, 경남권 도시에도 팀을 창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요. 이에 대한 KOVO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아시겠지만 영남 지방에서 대구, 경북 밑으로는 배구 팀이 없어요. 호남에도 없고요. 지난해에 컵대회를 전남 순천에서 열며 배구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했던 이유죠. 제가 얼마 전에도 한곳에 다녀왔습니다. 배구 창단에 관심 있는 곳이라면 직접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KOVO 각 팀장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몇 곳이 배구 창단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뛰어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어딘가 정보가 있으면 제주도라도 가야죠(웃음).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제가 해야 될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소년 배구 육성책 시행

Q__조원태 총재께서는 취임 때부터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고대회를 가보면 특히 여자부 같은 경우는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KOVO의 대책과 실행 방안이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엘리트 배구부 수가 계속 줄고 있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죠. 그것을 보완하려면 유소년 배구 클럽 같은 부분을 더 확충해야죠. 13개 구단 모두 자체적으로 유소년 배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KOVO 내에서도 유소년 배구교실을 46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고, 현재 9,000명이 이 교실을 경험 중입니다. 초등학교 정규 수업 및 방과후 수업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배구 교실에서 엘리트 배구부로 넘어가는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싶습니다.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해요. 축구나 야구는 유소년 클럽이 잘 되어 있잖아요. 우리도 유소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에서 배구 신생팀 창단 시 최대 네 팀, 총 4,000만 원을 지원하고요. 장신자 발굴 우수지도자에게는 최초 발굴 지도자에 한해 30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녀 초중등 베스트 6에게는 장학금도 주고 있어요. 이들에게는 V-리그 올스타전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프로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죠. 우리의 노력이 잘 이뤄질 수 있게 더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배구협회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해요. 고민하고 협의해야죠.

Q__외국인선수 수급과 관련 아시아쿼터제 이야기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단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하나로 모으는 KOVO의 역할이 중요한데 현재 진행 사항이 궁금합니다.
아시아쿼터제는 몇 년 전부터 논의가 된 사항이고 지금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이보다 선수 엔트리 확대, 2군 제도 도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게 없이 아시아쿼터제가 먼저 시행되면 국내 선수들의 뛸 자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女 대표팀 도쿄올림픽 지원

Q__2021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여자 대표팀에 대한 지원과 응원이 필요한 데 KOVO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국가대표팀 지원은 당연한 부분입니다. 전력 분석과 재활 트레이너, 선수 추가 엔트리의 비용을 KOVO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때는 비용이 더 늘어나죠. KOVO 지원 인력도 늘어납니다. 올림픽 개최 여부가 코로나19로 인해 불투명하긴 한데 꼭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배구붐이 더 일어날 수 있거든요. 스포츠 종목이 인기를 얻으려면 국제 대회 성적이 좋아야 해요.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KOVO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식구들이 나가서 뛴다는 생각으로 응원해야죠.

Q__ 총장님,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을까요.
신생팀 창단이죠. 배구 저변이 넓어지고, 팬들이 즐겁게 느끼고, 인기 있는 배구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Q__2021년 신축년입니다. 새해 KOVO가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인가요.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관중들이 다시 경기장에 오셔서 직관의 재미를 마음껏 누렸으면 하는 게 새해 가장 큰 바람입니다.

Q__마지막으로 새해 인사 겸해서 <더스파이크> 독자와 배구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프로배구는 팬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배구팬들이 V-리그를 많이 성원해 줬으면 해요. 많은 관심 가져다주고 앞으로도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배구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신무철 KOVO 사무총장 프로필
1958년 서울 출생
경기고 - 경희대 영어교육학과 - 헬싱키 경영대학원 MBA
1985 대한항공 입사
1989 그룹통합홍보실
2001 서울여객지점
2003 홍콩여객지점
2008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
2010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처장 파견
2013~2020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 실장(전무)
2014~2016.05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홍보국장 겸임
2020년 7월~ KOVO 사무총장


대담. 권부원 편집국장
글. 이정원 기자
사진. 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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