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왕웨이중에게 물었다 “개막 후 한국은, NC는 어떤 느낌으로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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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백지’ 상태였다.

지난 1월30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NC 왕웨이중(26)은 모든 게 낯설었다.

지난 시즌까지 미국프로야구 밀워키에서 뛴 왕웨이중은 KBO리그 무대를 밟은 최초의 대만 출신 투수라는 점 때문에 관심 집중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팀은 물론 한국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공항에서 만난 그에게 한국의 첫 인상을 묻자 “춥다”라고 짧게 답했다. 영어가 서툰 그는 올 시즌 목표로 “10승”이라고 짧게 말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새 팀과 동료와 한 달 여간의 캠프를 마쳤고, 개막 후 10경기나 치렀다. 그 사이 왕웨이중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았다. 개막 후 2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승리를 챙겼다. 13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2.08. 대만에서는 각종 스포츠신문 1면을 차지하는 등 왕웨이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4일 마산구장에서 다시 만난 왕웨이중에게 그동안 한국은 물론 NC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는지 다시 물었다.

1월 말 기억을 떠올린 왕웨이중은 “그때는 정말 추웠다”며 웃었다. 지금은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 그는 “팀에 적응도 했고 편해져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왕웨이중은 팀 내에서 ‘왕서방’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삼겹살, 돼지 갈비 등 한국 음식도 즐겨 먹는다.

왕웨이중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인사 문화가 인상깊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가장 특별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인사’”라며 “인사를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저기서 이미 했는데 여기 와서 다시 또 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 모습이 신선하고 좋아보인다”고 했다. 그 역시 이제는 인사를 잘 하는 선수 중 하나가 됐다.

짧은 시간 동안 적응하기까지 김경문 NC 감독의 배려도 큰 도움이 됐다. 왕웨이중은 “감독님이 편하게 해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서 내 루틴을 망치지 않게 배려를 해주시고 코치님들도 내가 해왔던 방식으로 할 수 있게 좋게 대해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김독은) 야구장 안에서는 카리스마 있고 엄격한 분이시지만 야구장 밖에서나 사석에서 만나면 좋으신 분”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KBO리그에 대해서도 차츰 적응해나가고 있다. 지난달 17일 한화와의 시범경기만해도 5.2이닝 2실점으로 혼쭐이 났다. 왕웨이중은 “보완할 점이 많다”고 반성했다. 그 경기가 예방주사가 됐다. 덕분에 개막 후에는 호투를 펼칠 수 있었다. 왕웨이중은 “처음이라 그런지 한국 타자들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았다”며 “개막을 준비하면서 상대할 타자들의 특성을 한 명 한 명씩 잘 살펴보고 공부를 하고 들어갔다. 그렇게해서 현재까지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왕웨이중 자신은 정작 큰 목표치 세우지 않았다. 그는 “나 자신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주지 않으려고 한다. 한 경기 최선을 다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다. 시즌은 길다. 천천히, 한 경기씩 잘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팀의 목표를 향한 큰 그림을 떠올리자 눈빛이 달라졌다. 왕웨이중은 “팀에 합류해서 보니 NC는 정말 강팀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지만 우승을 못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번에는 NC의 오랜 한을 푸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팀이 우승까지 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우승을 향한 문턱이 있다면 그 한 단계를 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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