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인터뷰] 최주환 “좋은 생각이 먼저, 실책에 실망 안 하겠다.”
[BO]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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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7 10:39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이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홈런과 실책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최주환은 실책에 실망하지 않겠단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했다. 나쁜 생각보단 좋은 생각이 먼저라는 뜻이다.
최주환은 5월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많은 이의 시선이 두산 선발 2루수 자리에 쏠렸다. 5일 개막전 선발 2루수 자리는 주장 오재원의 차지였다. 오재원은 두산이 2대 8로 패한 5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7회 초 1사 1, 2루 기회에서 나온 오재원의 병살타가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국, 두산 김태형 감독은 6일 경기 선발 2루수로 최주환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2루수 기용에 있어 특별한 원칙은 없다. 오늘(6일) 경기 선발 2루수는 최주환이다. 아무래도 수비를 생각하면 (오)재원이와 (김)재호가 함께 나와야 수비 무게감이 생긴다. 경기 초반부터 타격에 중점을 둔다면 주환이가 선발로 나오는 게 낫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최주환은 3회 초 빅 이닝을 만든 결정적인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주환은 두산이 3대 0으로 앞선 3회 초 1사 3루 기회에서 LG 선발 투수 송은범의 2구째 136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2m짜리 우중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최주환의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은 이날 승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3회 초 5득점 빅 이닝 이후 두산 타선은 9회까지 추가 득점 없이 침묵했다. LG가 6회 말 박용택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했지만, 두산은 최주환의 홈런 덕분에 3점 차 여유 안에서 경기를 5대 2로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 타자들의 집중력 있는 타격이 돋보였다. 3회 대량 득점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라며 기뻐했다.
"예비 FA 시즌, 나쁜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먼저 하겠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최주환은 “올 시즌 첫 선발 경기였기에 개인적으로 개막전에 나선단 생각으로 임했다. 1회 초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의 슬라이더에 범타(중견수 뜬공)를 기록했는데 약간 빗맞았다. 3회 초 홈런 상황에선 같은 구종에 정확한 콘택트가 이뤄졌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정확한 히팅 포인트를 찾는 건 올 시즌 중요한 타격 과제다. 최주환은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 여파로 타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정확한 타이밍에 좋은 히팅 포인트가 나오면 질 좋은 타구는 나온다. 무리하게 앞으로 당기기보단 홈플레이트 중심에서 정확한 히팅 포인트를 형성하는 게 중요한 듯싶다”라고 강조했다.
2루수 수비 상황에선 좋은 수비와 아쉬운 수비가 이날 동시에 나왔다. 최주환은 5회 말 오지환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감각적인 점프 캐치로 막았다. 반대로 6회 말엔 로베르토 라모스의 2루 방면 땅볼 타구를 놓치며 병살타 기회를 날리는 아쉬움 수비가 나왔다. 이후 최주환은 김민성의 5(3루수)-4(2루수)-3(1루수) 병살타 상황을 함께 완성하며 한숨을 돌렸다.
실책 상황과 관련해 최주환은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려고 한다. 2루수는 계속 열심히 준비한 수비 포지션이다. 오늘 실책은 본헤드 플레이 정도는 아니고 실책이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실망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대처할지 배울 수 있었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시즌을 앞두고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기에 이런 긍정적인 시선이 나왔다. 최주환은 “몇 년 전 정신적으로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느꼈다. 예비 FA 시즌인데 항상 나쁜 생각보단 좋은 생각을 하는 게 먼저라고 본다. 오늘 나온 점프 캐치도 비시즌 감량 운동의 성과인 듯싶어 기쁘다. 타구가 빠르게 휘어 날아왔는데 다행히 글러브에 들어갔다”라며 미소 지었다.
최주환은 5월 5일 개막전이 끝난 뒤 홀로 초시계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와 주루 연습을 소화했다. 야구를 향한 최주환의 열정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최주환은 “따로 그라운드에서 단거리 주루 속도를 측정했다. 비시즌 감량한 만큼 좋은 수치가 나오긴 했다.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개막전 선발 제외에 절치부심한 최주환의 활약을 보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FA로이드' 효과를 볼 최주환의 올 시즌 기록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