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FA 시장, 이제 관심은 트레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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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오른쪽)이 16일 두산과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제공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프리에이전트(FA) 선수 공시 후 뜨겁게 타올랐던 시장이 잠잠해졌다. 전력 보강을 향한 구단의 눈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2021년 FA 자격을 갖춘 25명의 선수 중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총 16명이다. 21일 현재 7명의 선수가 둥지를 찾았다. 김용의(LG), 김성현(SK), 허경민, 정수빈(이상 두산), 최형우(KIA)가 원소속팀에 잔류했고, 두산 소속이었던 오재일과 최주환은 각각 삼성과 SK로 이적했다.

12월 내내 뜨겁게 달아오른 FA 시장 분위기는 가장 최근 계약을 체결한 정수빈 이후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직 9명의 선수가 더 남았지만 뜨거운 관심을 받은 대어급 선수들이 이미 계약을 체결한 탓에 경쟁 구도가 사라졌다. 이대호, 차우찬, 양현종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들이 시장에 남았지만 해외 진출 및 막대한 보상 규모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타구단 이적 가능성이 떨어진다. 그 외 다른 선수들도 타구단에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만약 영입 제안을 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이전 계약처럼 대박을 터뜨리긴 쉽지 않다.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FA 협상 칼자루는 원소속 구단으로 넘어갔고, 남은 선수들의 계약 발표는 해를 넘겨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FA 영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을 뺀 구단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전력 보강을 이뤘다. KT는 한화에서 방출된 안영명을 영입해 불펜을 보강했고, 롯데와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 박시영과 신본기를 데려와 선수단 뎁스를 강화했다. 롯데는 반대급부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과 유망주 투수 최건을 데려와 미래를 확보했다. 팀 사정과 전력을 고려해 외부 FA 영입보다 출혈이 상대적으로 적은 방식으로 전력 강화를 이뤄냈다.

경쟁 과열로 예상보다 외부 FA 영입에 큰 돈이 들어갔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각 구단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육성 기조는 더욱 공고해졌고,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들은 과감히 방출했다. 호성적을 내기 위해 전력 보강은 필수지만 무작정 외부 FA 영입을 위해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보다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전력 보강 방식을 강구하는 구단이 많아졌다.

트레이드는 저비용 고효율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력보강 방식이다. 물론 각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이뤄지는 방식이지만 분명한 건 이전보다 물밑에서 트레이드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최근엔 LG와 한화의 대형 트레이드설이 불거졌고, LG 차명석 단장이 직접 SNS에 ‘사실 무근’이라고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각 구단은 전력 보강을 위해 열심히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고 있다. 언제든 외부 FA 영입에 비견되는 대형 트레이드가 발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차갑게 식은 FA 시장과 반대로 물밑에서는 뜨거운 트레이드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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