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준' 혹평하던 미국 야구계 발칵 뒤집어놓은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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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호투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상대는 작년 사이영상 클루버

초특급 스타 탄생에 목말라하던 MLB에 시원한 빗줄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요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선수는 '지구 최고 투수' 클레이턴 커쇼(로스앤젤레스 다저스)도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뉴욕 양키스)도 아니다.

불과 몇 달 전 태평양을 건너온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4·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2018시즌 초반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오타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이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홈경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8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5회 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상대는 그저 그런 투수가 아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인 오른손 에이스 코리 클루버였다.

일본에서처럼 미국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는 지난 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우완 조시 톰린을 상대 우중월 3점포로 첫 홈런을 장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틀간 쳐낸 안타만 5개다.
 



오타니는 한국 야구팬들한테도 친숙하다. 그는 경이로운 선수로 기억에 남아 있다.

오타니는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과의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한국 최고의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13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무실점했다. 삼진은 무려 21개를 잡았다.

이런 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구애 끝에 결국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실력과 외모, 성품을 두루 갖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투수와 타자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영어와 일본어로 써서 알려달라고 구단에 일종의 '숙제'를 낸 것이다.



이랬던 오타니가 에인절스 입단 후 시범경기에서 투타 모두 고전하자 미국에서는 모욕에 가까운 실망이 쏟아졌다.

앞선 오타니의 대담한 요구가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총집결한 메이저리그 자존심에 상처라도 냈다는 듯 '일본 야구 수준의 선수일 뿐'이라는 조롱이 돌아왔다.

'고교 수준의 타자', '투수로도 마이너리그 수준', '싱글A에서 시작해야 한다' 등의 혹평이 시범경기 내내 오타니를 따라다녔다.

오타니는 선발투수로서 호투에 이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한 멀티히트로 이런 가혹한 비평을 담장 멀리 날려버렸다.

미국 야구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찬사 일색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등은 메인 화면 최상단에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 클루버를 상대로 대포를 터뜨렸다는 소식을 다뤘다.

오타니는 초특급 스타 탄생에 목말라하던 메이저리그에 2018시즌 초반 시원한 빗줄기가 돼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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