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 선두’ 김재환, 힘을 빼니 타구가 넘어간다

[BO]스포츠 0 1006 0


두산 외야수 김재환(32)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다. 팀이 원하는 순간 영양가 높은 타점을 올려주면서 4번타자의 임무를 손색없이 완수하고 있다.

김재환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안타 경기는 자주 했지만 4안타를 친 것은 2018년 5월10일 광주 KIA전 이후 2년 만이다.

안타 수만 많은 게 아니라 내용도 알짜배기였다. 김재환은 0-0이던 1회 1사 1·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팀이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11-6으로 승리해 이 안타가 결승타가 됐다.

팀이 3회말 2실점해 5-2에서 시작한 4회초엔 2점 홈런을 터트려 직전 이닝에서 내준 점수를 곧바로 만회했다. 7-5까지 따라잡힌 7회에도 김재환의 방망이가 빛을 발했다. 그는 무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쳤고, 다음 타자 오재원의 2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이날 기준 6경기에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3홈런, 12타점, 7득점을 기록해 타점 1위, 홈런 공동 2위, 안타 공동 5위, 타율 공동 7위에 올랐다.

2018년 홈런왕(44개)을 차지했던 김재환은 지난해 반발계수가 낮은 공인구가 도입된 후 다소 고전했다. 2016~2018년 해마다 30개 이상을 치던 홈런이 15개로 줄었고 100점을 넘겼던 타점도 91점에 그쳤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앞선 시즌들과 비교했을 땐 아쉬운 결과였다.

시즌 초반 페이스는 홈런왕 김재환의 귀환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출발이 좋은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조금 가볍게 치려고 하는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힘으로만 치다 보면 밸런스도 안 좋아지고 안 좋은 공에 배트가 나가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원하는 스윙을 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비시즌을 보내면서 공인구에 대처할 나름의 전략을 찾아낸 것이다.

김재환은 리그 전반적으로 장타가 늘고 있는 추세에 대해서도 “타자들 스윙이 미세하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습경기 때부터 타자들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다들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좀 더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린다고 해야 하나, 우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을 봐도 스윙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두산은 144경기 중 이제 6경기를 치렀다. 갈 길이 멀다. 김재환도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는 “야구라는 게 또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라며 “한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루틴대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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