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의 향기가 난다” 유재학 감독이 그릴 현대모비스의 향후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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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2004년 현대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그 느낌이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내 외모, 체력 등 여러 가지가 달라졌지만, 마음만큼은 그때다.” 2020-2021시즌 준비를 앞둔 유재학 감독의 말이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올 시즌 키워드는 리빌딩이다. 2019년 11월 11일, 전주 KCC에게 당시 현재라고 불리는 이대성, 라건아를 내주면서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 리온 윌리엄스 등 미래가 될 국내선수를 영입하며 바닥을 다졌고, 2020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4명의 새로운 얼굴들을 영입했다. 내외부 평가로는 FA 승자는 현대모비스가 승자가 된 가운데, 빅맨 대어인 장재석과 더불어 김민구, 이현민, 기승호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알짜 선수들을 모두 모으는데 성공했다.

오는 6월 1일부터 시작되는 현대모비스의 비시즌 훈련을 앞두고 유 감독의 각오도 남다르다. 일단 2004-2005시즌 프로 데뷔를 하면서 그와 더불어 현대모비스 생활 출발을 알린 양동근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 새 판을 짜야하는 상황이 됐다. 함지훈을 중심으로 다시 팀 개편에 나서게 되는 것. 내부 FA와 모두 결별하는 결단을 내린 이유기도 하다.

유 감독은 “16년간 현대모비스에서 우승을 많이 했으며, 그 우승 안에는 동근이와 함께했다는 것이 이슈다. 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다음 시즌은 그렇지 않다. 지난 시즌 중에 3명의 선수가 들어왔고, 올 시즌에는 4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다. 외국선수까지 합류한다면 2/3정도 선수단 판이 바뀌는 거다”라고 올 시즌 현대모비스를 라인업을 내다보며 앞으로 달라질 3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다시 새롭게 여기(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것이다”라고 운을 뗀 유 감독은 리빌딩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구단 혹은 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팀이 어느정도 리빌딩을 하려면 7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를 모아야 하며, 시행착오도 겪는다. 그동안 우리는 성적을 내면서 오랫동안 선수 수급이 없었는데, 남들처럼 같은 시간이 걸린다면 날 다시 재계약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안 해보기도 하며, 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 보려 한다.”

 



2020-2021시즌부터 앞으로 세 시즌이다. 유재학 감독은 그간 현대모비스와 함께한 16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 6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감독상 5회 수상, KBL 최초 개인 통산 600승 달성, KBL 최초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 ‘최초’의 기록을 달성하며 KBL 최고의 감독이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인 김응용 전 감독이 해태 타이거즈 시절 한 팀에서 17년 11개월동안 생활한 기록이 소환되는 것도 이 때문. 유재학 감독이 세 시즌을 모두 채우면 19년 2개월로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한 팀을 맡는 대업을 달성한다. 또한 배구에서는 신치용 전 감독이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을 맡으면서 배구 현장에만 19년을 있었던 가운데, 유재학 감독은 1998-1999시즌 대우증권(현 인천 전자랜드)의 감독까지 맡은 것을 포함하면 24년을 프로농구 감독으로 사는 게 됐다.

“사실 이렇게 오랜 시간 감독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라고 웃어 보인 유 감독은 “아내에게 나중에는 접시 닦는 일을 할 수도 있다고 허락을 받고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왔다. 세월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지나 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만큼 앞으로의 3년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현대모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를 결정한 양동근이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다고 밝힌 가운데 지도자로서의 공부를 마친다면 다시 현대모비스로 돌아와 실전 경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 감독은 “사실 리빌딩을 결정하고, 첫 시즌 만에 새 선수가 4명이 왔다. 생각보다 리빌딩이 빠르게 진행된 것 같은데, 계획이 예상했던 것 보다 당겨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도 덧붙였다.

“4명이 새로 왔는데, 새로운 느낌이며, 나 역시도 그들이 궁금하다. (장)재석의 경우는 상대 팀으로 뛰었던 선수인데, 함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김)민구는 대표팀에서 생활을 같이 한 바 있다. (이)현민이와 (기)승호는 우리팀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잘할 것 같다.”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한 유 감독은 이제 외국선수 한 명만 추가로 선발한다면 밑그림을 모두 그리게 된다. 내외곽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숀롱에 대한 계약 사실을 밝힌 가운데 이 선수 역시 또한 타 구단에서 “잘 뽑아왔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유재학 감독이 가진 만 가지 수 중 앞으로 세 시즌 동안 펼쳐질 그림은 얼마나 다채로울 수 있을까. 뭔가 남다를 현대모비스의 리빌딩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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