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FA] 삼성 이관희, 서장훈·양동근·이승준과 같지만 다르다

[BO]스포츠 0 1303 0



[점프볼=이재범 기자] 이관희가 서울 삼성과 보수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다만, 계약 기간 1년이 의외다. 역대 자유계약 선수(FA) 중 보수 3억5000만원+ 받으면서도 계약 기간 1년에 도장을 찍은 선수는 고참에 속했던 문태종, 양동근, 서장훈, 이승준 등이다.

이관희는 김지완과 더불어 이번 FA 시장에 나온 51명의 선수 중 보수 서열 30위 이내, 만 35세 미만이기 때문에 보상 적용을 받는 선수다. 이들을 영입하는 구단은 선수 1명과 전 시즌 보수 50% 또는 전 시즌 보수 200%를 삼성이나 전자랜드에 보상해야 한다.

똑같은 보상 FA인 이관희와 김지완은 다른 계약기간 규정을 적용 받는다. 보수 30위 이내 선수 중 만 32세 미만인 선수는 계약기간을 3~5년으로 해야 하지만, 32세 이상인 선수는 1~5년으로 더 넓은 선택 폭을 가진다. 만 30세인 김지완과 달리 이관희는 만 32세다.

참고로 김지완은 실제 만 29세이지만, KBL에선 1월 1일을 기준으로 FA 나이를 계산해 만 30세이다. 한국 나이가 같은 선수들이 동일한 규정을 적용 받게 만든 보완 장치다. 예를 들어 김지완이 이관희와 같은 1988년생이라고 하자. 이관희와 김지완의 생일은 각각 4월 29일과 6월 2일이다. FA 협상 기간인 현재 기준으로 이관희와 김지완은 만 32세와 만 31세로 다르다. 이런 차이가 나는 걸 방지하기 위해 KBL은 모든 FA의 생일을 1월1일로 적용한다.

아무튼 운 좋게 계약기간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이관희는 1년 계약을 주장했다. 이관희는 점프볼과 인터뷰에서 “구단에서는 다년 계약을 이야기하셨지만 나는 1년을 원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지켜내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벼랑 끝에 몰고 간 느낌이 있다”며 “(이상민) 감독님, 트레이너 형들과도 이별하고 싶지 않다. 그러려면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그 밑바탕은 내가 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꼭 지켜내고 싶다”고 1년 계약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 중에도 자신이 FA일뿐 아니라 이상민 감독 역시 계약 만료라는 것을 상기하며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보수 3억5000만원은 지난 시즌 기준 보수 순위 17위에 해당한다. 이런 고액 보수를 받는 FA가 계약기간 1년이었던 사례는 문태종, 양동근, 서장훈, 이승준뿐이다. 문태종은 2013년부터 2016년(6억8000만원, 6억6000만원, 3억8500만원, 3억5000만원)까지 4년 연속 이런 계약을 이어나갔다. 문태종을 원하는 구단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매년 1년씩 계약한 것이다.

2011년 서장훈(3억5000만원), 2015년 이승준(3억6200만원), 2019년 양동근(4억 원) 역시 고액 보수에도 1년 계약할 때 은퇴를 앞둔 팀에서 최고참에 속하는 선수였다.

이관희는 다음 FA 때 보상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나이가 되는 3년 계약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럼에도 1년 계약을 관철시켰다. 그만큼 자신의 기량에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관희는 첫 FA 자격을 얻었던 2016년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뻔 했다. 다른 구단에서 영입하려고 한 팀이 없어서 삼성과 재협상 기간에 보수 1억 원, 계약기간 1년으로 계약한 뒤 2017년 3년 계약을 다시 맺었다.

지금까지 보수 1억 원+, 계약기간 1년으로 두 번 이상 계약한 선수는 강혁(2회), 문태종(6회), 서장훈(2회) 이후 4번째다. 역시 마찬가지로 강혁도 고참에 속했던 11번째와 12번째 시즌 때 1년씩 계약했다.



이관희가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건 분명하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