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나가 '나의 친구' 김 현 통역에게 전한 말 "늘 함께해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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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항상 위로해 주고 응원해 줘서 고마워, 나의 친구."


외국인 선수가 고국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지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이 통하지 않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 한 해 V-리그를 누볐던 외국인 선수들은 경기력이 아닌 외적인 부분에서 심적 고충을 겪어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국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고국마저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재계약을 맺은 비예나는 다우디(현대캐피탈)와 더불어 리그 종료 후 아직까지도 고국 방문을 하지 못했다. 스페인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3만 명이 넘으면서 쉽사리 귀국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과는 매일 영상 통화를 하며 안부 전화를 나누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가족들을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크지만 가지 못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다. 그런 비예나가 축 처져있을 때, 그를 지탱해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대한항공 김 현 통역이다.

김 현 통역은 2014년도부터 대한항공의 통역 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시즌 종료 후에도 비예나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비예나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위로해 주고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김 현 통역은 "비예나가 코로나19로 인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쉽다. 너무 안쓰럽다"라고 말했다.

비예나는 이에 대해 "김 현 통역은 정말 좋은 친구다"라면서 "내가 유일하게 스페인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다. 늘 함께 있어서 고마울 뿐이다. 불편함 없이 잘 케어를 해주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현 통역의 말을 빌리면 요즘에는 팀 내에서 비예나와 말이 통하는 선수가 생겼다고 한다. 바로 지난 연말 귀화에 성공한 진지위, 그리고 진성태다. 김 현 통역은 "서로 언어 장벽이 있긴 하지만 영어 단어들과 보디랭귀지를 섞어서 대화한다. 특히 성태가 "야"를 다양한 억양으로 바꿔가면서 말하는데 정말 재밌다. 다른 선수들도 물론 다 친하다"라고 웃었다.

한 시즌을 한국에서 온전히 보낸 비예나는 이제 한국 생활에 웬만큼 적응한 상태다. 김 현 통역은 "요즘에는 비예나가 한국어도 배우고 취미 생활로 다트나 볼링도 한다. 그래도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때문에 집 안에서 함께 머무는 시간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김 현 통역은 이어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내가 한국 가족인 셈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언제나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말을 들은 비예나는 자신을 가족처럼 생각해 주고 옆에 있어주는 김 현 통역이 고마울 뿐이다. "늘 함께 해줘서 고맙다. 내가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옆에 있어주니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항상 위로해 주고 응원해 줘서 고마워, 나의 친구."

대한항공과 재계약을 맺은 비예나는 5월 초부터 국내 선수들과 비시즌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는 "팀에서 잘 보살펴준 덕분에 무리 없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꼭 통합우승을 달성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비예나는 스페인의 상황이 호전되는 데로 출국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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