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도 안 뛴 김기희·정동호…울산 '국가대표급 벤치' 관리도 관건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시즌 초반 오름세를 타는 울산 현대는 벤치 경쟁도 뜨겁다. 이근호와 박주호, 윤영선, 김기희, 정동호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도 않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지난 상주 상무전(4-0 승·홈), 수원 삼성전(3-2 승·원정)에서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최전방에 주니오가 서고 이청용~이상헌~김인성이 뒤를 받쳤다. 주장 신진호와 윤빛가람 2선 중앙을 책임진 가운데 데이비슨~불투이스~정승현~김태환이 포백을 이뤘다. 골키퍼는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든든하게 지켰다. 선발 11명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개막이 두달여 미뤄진 사이 김 감독이 최적의 조합으로 여겼다. 기대대로 지난 2경기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면서 당분간 선발진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어느 시즌보다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벤치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사용했는데 투입 인원은 고명진과 이동경, 원두재, 비욘 존슨 등 4명이었다. 올 시즌 울산 전술의 핵심 동력은 2선 요원으로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만큼 해당 포지션에 우선적으로 교체 카드를 썼다. 특히 U-22 룰에 해당하는 이상헌과 중원의 핵심 신진호가 궂은 일을 도맡으며 많은 양을 뛰었는데 김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둘 다 후반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상헌 대신 베테랑 고명진이 2경기 연속 교체로 뛰었고, 신진호 대신 이동경(상주전)과 원두재(수원전)가 각각 투입됐다. 이동경은 수원전에서는 이청용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밖에 노르웨이 출신 공격수 비욘 존슨이 상주전에서 주니오 대신 후반 종반 투입됐다.
이와 비교해서 벤치에서 출발한 공격수와 수비수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울산에서 뛰고 있는 풀백 정동호를 비롯해 새 시즌을 앞두고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센터백 김기희도 벤치만 달궜다. 지난해 불투이스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한 윤영선과 왼쪽 풀백 박주호는 출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울산에서 4년째를 맞이한 골키퍼 조수혁도 마찬가지다. 공격진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와 재기를 노리는 이근호가 아직 1분도 뛰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김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은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관리하는 데도 애쓰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가 멈춰선 상황에서 벤치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한 동기부여를 끌어내면서 그라운드 밖에서도 팀이 순항하는 데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김 감독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데 ‘국가대표급 벤치’를 어떻게 관리하고 이끌어가는지도 관심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