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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의 K리그 기록에는 의외의 부분이 있다. 그는 K리그 401경기에 출전해 99골 68도움을 기록했고, 2실점도 있다. 실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골키퍼로 뛰었다는 이야기다. 신 감독은 한창 경기력에 물이 올랐던 2003년 7월 27일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골키퍼로 성남의 골문을 지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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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다. 성남이 전반에 일찌감치 3-0 리드를 잡았고, 후반에 교체카드 3장을 다 쓴 상황에서 GK 김해운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했다.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1명이 골문을 지켜야하는 상황을 맞았고, 신 감독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신 감독은 상의 유니폼 위에 형광색 티셔츠를 입고 골키퍼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좌충우돌하면서 상대 슛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2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신 감독은 대전전 전반에 코너킥을 직접 슛으로 시도해 득점을 올리는 흔치 않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이 날 경기 공식 기록은 1골 2실점이 됐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 날 신 감독의 활약을 ‘골 넣고 골 먹은 GK’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992년 일화에서 데뷔해 원클럽맨으로 2004년까지 K리그 무대를 누볐던 신 감독은 ‘기록의 사나이’로 통한다. 그는 2003년 K리그 최초로 60골-60도움을 달성했다. 통산 최다 도움의 경우에는 신태용이 K리그를 떠난지 11년만에 염기훈(수원)이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였다. 2004년에는 최초 4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신 감독은 리그 100골을 채울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대기록을 필드골로 마무리 짓고 싶다는 의지로 인해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K리그 통산 득점 11위에 랭크돼 있다.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미드필더 가운데서는 역대 최고의 결정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