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리베로 최고 대우' KGC 오지영 "후배들아, 언젠가 기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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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후배들에게 기회가 온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KGC인삼공사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31)이 20일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오지영은 2억 6천만 원(연봉 2억 5천만 원, 옵션 1천만 원)을 받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리베로 역대 최고 대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은퇴한 김해란의 종전 리베로 최고 연봉인 2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보장 연봉 기준으로는 5천만 원, 옵션까지 포함하면 6천만 원이 넘어선다.

20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오지영은 "제대로 된 FA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FA 계약 때는 전 소속팀인 한국도로공사가 제시한 금액에 그냥 사인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팀도 고를 수 있었고, 팀도 나를 원했다. 팀이 나를 좋게 생각해 줘서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지영은 한국도로공사 시절 두 번이나 코트를 떠난 바 있다. 2011년에는 개인 사정으로, 2016년에는 FA 자격을 얻었으나 어느 구단의 제의도 받지 못해 임의탈퇴 신분으로 코트를 떠나야만 했다.

배구와 동떨어진 일을 하던 오지영은 2017년 6월, 당시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임의탈퇴 해제 후 유서연(한국도로공사)과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에서 뛰기 시작했다.

이는 오지영의 배구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 팬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국가대표로까지 뽑히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KGC인삼공사에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했기에 어찌 보면 오지영의 잔류는 당연할 수도 있었다.

"KGC인삼공사는 애정이 많이 가는 팀이다. 한번 은퇴했다가 다시 들어왔다. 그런데 구단에서 나를 잘 도와주고 믿어줬다. 애정이 많다. KGC인삼공사가 최근 들어 선수들의 '케미'가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선수들을 좋은 결과로 이끌고 싶다."

산전수전을 겪었기에 후배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는 오지영이다.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는 '프로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라'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온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기회가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10년 만에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언니 힘들어요. 운동 그만두고 싶어요'라는 말은 철없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후배들이 나를 믿고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않고 나처럼 버티면 기회가 온다고 전해주고 싶다."


옵션 포함, 2억 6천만 원. 김해란의 뒤를 이어 역대 최고 리베로 대우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오지영이다. 그런 수식어는 오지영에게 부담감을 주기도 하지만 책임감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오지영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김)해란 언니를 뒤를 따라간다는 부담감이 많았다. 하지만 떨쳐내지 못한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좋은 부담감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이어 "모두 알다시피 내가 리베로로 꾸준히 뛴 적은 별로 없다. 부담감, 책임감 모두 느끼지만 내가 짊어지고 갈 무게다"라고 덧붙였다.

오지영은 비시즌 러닝 훈련과 웨이트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그녀는 "몸 관리가 중요하다. 잘 쉬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 부담감을 가지고 시즌을 치른다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이제는 성숙해져야 한다. 성숙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게 나의 몫이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오지영의 다음 시즌 목표는 무조건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지영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챔프전 우승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오지영은 "내년 시즌에는 최근 이루지 못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 더 나아가 챔프전에도 진출했으면 좋겠다. 내 배구 인생 첫 번째 목표는 우승이다. 아직 선수로서 우승의 맛을 못 봤다. 해란 언니도 은퇴 직전에야 우승을 맛봤는데 나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오지영은 끝으로 "팀에서 좋은 대우를 해줬다. 팀이 정상에 올라갈 수 있게끔 준비 잘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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