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김세창이 느낀 양동근, “동료였던 게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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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양동근과) 6개월 가량 함께 훈련하며 생활했는데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와 잠시라도 동료였던 게 영광이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 중 전주 KCC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대성과 라건아를 내보내는 대신 박지훈과 김국찬, 김세창, 리온 윌리엄스를 데려왔다. 김세창은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KCC가 지명한 뒤 영입한 선수다. 

김세창은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16경기 평균 35분 43초 출전해 12.8점 4.9리바운드 6.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9어시스트(대학농구리그는 평균이 아닌 전체 수치로 순위 선정)는 리그 1위였다. 

김세창은 프로 무대에서 오랜 시간 뛰지 못했다. 정규경기에선 8경기 평균 2분 46초 출전했다. 승부가 끝난 뒤 코트를 밟을 때가 많았다. 출전경기는 적지만,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된 건 16경기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김세창을 이야기할 때 “어시스트 1위잖아”라고 했다. 출전선수 명단에 그만큼 많이 포함된 건 포인트가드 재능을 인정하는 것이다. 

김세창은 대신 D리그에서 꾸준하게 코트를 밟아 경기 감각을 익혔다. D리그에선 평균 27분 3초 출전해 8.0점 2.6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주도 출신인 김세창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현대모비스 연습체육관에서 개인훈련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김세창은 21일 전화통화에서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경험한 프로 무대가 어떻게 달랐는지 질문하자 “대학 때까지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라서 잠자기 전에 항상 꿈꿨다”며 “처음엔 설레기도 했다. 훈련도 짜임새가 있고, 외국선수도 같이 뛰고, 경기장 분위기도 다르고, 관중도 많아서 좋았는데 프로의 쓴맛을 알았다. 가장 큰 건 몸싸움이 정말 심하더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냐고 되묻자 “연습경기 할 때와 달랐다. 실제 경기에선 공격이나 수비 모두 더 강하고, 몸싸움이 심했다. 외국선수가 있는 것도 차이가 확 났다”고 했다. 


김세창은 D리그에서 경기마다 조금씩 다른 역할을 맡는 듯 했다. 어느 때는 외곽슛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듯 하다가도 어느 때는 자신의 공격보다 동료의 슈팅 기회를 살려주는데 치중하는 느낌을 줬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건 3점슛이다. D리그 초반 3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이 10.5%(2/19)로 부진했지만, 이후 11경기에서 35.9%(14/39)로 끌어올렸다. 대학 4학년 때와 비슷하다.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도 초반 7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15.2%(5/33)였지만, 남은 9경기에서 46.5%(20/43)로 향상시켰다. 경기 경험을 쌓으며 발전하고, 보완하는 게 긍정적이다. 

김세창은 “항상 공격적으로 임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경기를 하다 보니까 기복이 있었다”며 D리그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되새긴 뒤 “가장 우선으로 수비에서 팀에 마이너스가 안 되도록 집중했다. 공격에선 예전에 패스를 먼저 보곤 했는데 내 슈팅 기회를 먼저 보려고 노력했다. 경기에 임하는 기본은 수비가 먼저였다. 수비가 잘 되면 공격도 자연스럽게 잘 풀렸다”고 D리그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박구영 코치님께서 ‘정규경기에서 경기를 뛰면 공격적으로 못 하니까 D리그에서 공격도 해보고, 평소 부족한 걸 시도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감사하다”며 “안 되는 팀 전술을 먼저 지적할 수 있는데 선수마다 자신감을 먼저 심어주셨다. D리그에서 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양동근이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김세창은 짧은 시간이나마 양동근을 곁에서 지켜봤다. 

김세창은 “저뿐 아니라 신인 선수들이나 트레이드 되어 온 선수들이 적응을 잘 하게 챙겨주고, 운동 시작 전에 분위기도 풀어줘서 팀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줬다”며 “신인이라서 같이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다. 6개월 가량 함께 훈련하며 생활했는데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와 잠시라도 동료였던 게 영광이고, 옆에서 보고 배운 게 많다”고 양동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운동에 임하는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다”며 “(양동근은) 공격이나 수비 하나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공수 밸런스가 정말 좋다. 체력도 아직 제일 좋은 듯 하다(웃음)”고 양동근을 치켜세웠다. 

양동근이 은퇴했기 때문에 어쩌면 김세창에게 조금이라도 더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선수 구성에서 포인트가드 선수는 박경상, 손홍준, 서명진, 김세창 등이다. 결국 힘들다고 소문난 현대모비스의 비시즌 훈련을 얼마나 착실하게 소화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세창은 “어차피 내가 잘 되라고 하는 거라서 비시즌 훈련을 열심히 해서 이겨내야 한다. 우선은 슈팅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해서 일단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며 “이번 시즌 목표는 경기를 뛰는 것도 뛰는 거지만, 코칭스태프에게 신뢰를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양동근이 떠난 대신 유재학 감독과 3년 재계약을 체결한 현대모비스는 6월부터 2020~2021시즌을 대비한 팀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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