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실수, 예상치 못한 승자…‘와일드 선데이’가 돌아왔다

[BO]스포츠 0 4220 0


골프 대회의 마지막날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을 때 미국 언론들이 흔히 쓰는 표현 중의 하나가 ‘wild sunday(광풍이 휘몰아친 일요일)’다.

리더 보드의 변화, 인생의 쓴 맛을 새삼 일깨워주는 어이없는 실수와 마음의 상처, 위대한 샷, 그리고 예상치 못한 승자의 탄생 같은 스토리들이 ‘와일드 선데이’를 장식하곤 한다.

그 ‘와일드 선데이’가 돌아왔다.

석 달 만에 재개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가 극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PGA 골프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렸다.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찰스 슈와브 챌린지 최종 라운드는 ‘와일드 선데이’의 요건을 두루 갖췄다.

우선 예상치 못한 승자의 탄생.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와 2위 존 람, 3위 브룩스 켑카와 4위 저스틴 토마스 등 톱랭커들이 거의 총출동한 이번 대회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대니얼 버거였다. 세계랭킹 107위인 버거는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콜린 모리카와와 함께 연장전을 치렀다. 버거는 17번홀(파4)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키면서 보기를 적어낸 모리카와를 제쳤다.

2017년 페덱스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잇단 손목 부상으로 부진했던 버거는 3년 만에 세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버거는 “다양한 감정들이 몰려왔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이 자리에 있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그 모든 힘든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마음의 상처. 어이없는 실수로 드라마의 조연이 된 선수들도 속출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모리카와는 연장전에서 90㎝ 파퍼트를 놓쳐 2차 연장으로 갈 수 있었던 기회를 걷어찼다. 파4 14번홀에서 15m짜리 환상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던 모리카와였기에 퍼트 미스는 더욱 뼈아팠다. 결정적인 퍼트를 빠뜨린 것은 모리카와만이 아니었다. 전날까지 선두를 달렸던 잰더 쇼플리(미국)는 17번홀(파4)에서 90㎝ 파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면서 1타차로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괴력의 장타자로 거듭난 브라이슨 디섐보도 치명적인 실수 하나로 연장을 가지 못했다. 16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던 디섐보는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뒤쪽 나무숲 근처까지 날아갔다. 언덕 밑에서 어프로치를 한 게 짧아서 그린 에지에 걸렸고, 약 7m 거리의 파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가면서 디섐보의 우승 가능성도 날아갔다. 디섐보는 18번홀에서도 4m 버디 퍼트를 떨구지 못하고 대신 고개를 떨궜다.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는 4오버파 74타를 친 부진 끝에 켑카와 함께 공동 32위(6언더파 274타)에 그쳤다.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11언더파 269타로 톱10(공동 10위) 진입에 성공했다. 혼다 클래식 우승,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톱10이자 시즌 여섯번째 톱10이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에서도 1위를 지켰다. 1타를 잃은 안병훈(29·CJ대한통운)은 공동 60위(1오버파 281타)에 머물렀다. 안병훈은 파5 11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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