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김연경 오고 ‘절대 1강’ 흥국생명, 누가 맞서나
이다영 이어 김연경까지 가세..리그 밸런스 붕괴 우려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 삼각편대 위력 GS칼렉스 등 경쟁 후보
‘배구여제’ 김연경을 영입한 흥국생명이 타 구단들에 통곡의 벽이 될까.
김연경은 최근 흥국생명과 계약하며 11년 만에 국내 무대 복귀를 알렸다. 이미 지난 FA 시장서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영입한 흥국생명은 김연경까지 품으면서 최강 전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차기 시즌 V리그 여자부는 ‘밸런스 붕괴’, ‘생태계 파괴’라는 표현들이 등장하며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벌써부터 흥국생명의 전승 우승, 심지어 무실세트 우승까지 거론이 되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차기 시즌 ‘절대 1강’으로 군림하게 될 흥국생명의 독주를 막을 팀은 과연 있을까.
‘이다영 이탈’ 현대건설, 중요해진 루소 활약
현대건설은 코로나19로 중단된 2019-20시즌 V리그서 1위를 차지했다. 리그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 치러졌다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컸다.
제대로 막을 내리지 못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현대건설은 다시 우승에 도전하며 흥국생명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FA 자격을 얻은 주전 세터 이다영을 우승 경쟁 팀 흥국생명에 빼앗긴 것은 제법 타격이 클 듯하다.
하지만 국가대표 주전 세터 양효진이 건재하고, 황민경과 김연견을 지켜냈다. 또한 양효진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센터 이다현과 신인왕 출신 정지윤 등 어린 선수들이 한 단계 도약한다면 충분히 흥국생명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하다.
관건은 역시 외국인 선수 헬레네 루소의 활약이다.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마야를 대신해 대체 선수로 헤일리 스펠만을 영입했다.
헤일리가 준수한 활약을 펼쳐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를 견인했고, 이번 외국인 드래프트서 추첨 구슬이 적어 조심스럽게 재계약도 점쳐졌지만 현대건설은 과감하게 루소를 선택했다.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루소는 신장 187cm의 레프트 자원으로 공수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다영의 공백을 메울 이적생 이나연의 역할이 제법 중요해졌다.
‘러츠 재계약’ GS칼텍스, 강소휘 FA로이드 효과 기대
GS칼텍스는 최장신 외국인 메레타 러츠(206cm)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지난 시즌 맹위를 떨쳤던 이소영-강소휘와의 삼각편대 효과를 다시 한 번 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에 밀려 아쉽게 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를 앞세워 1라운드 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소영의 부상 이탈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다시 코트로 돌아온 뒤에는 상승 곡선을 그리며 현대건설과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쳤다.
특히 차기 시즌 뒤에는 신인왕 출신 강소휘가 FA 자격을 얻어 더욱 의욕 충만한 시즌을 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고은의 이적으로 부담이 늘어나게 될 안혜진과 이적한 이원정이 얼마만큼 역할 분담을 잘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득점 1위’ 발렌티나 디우프, 김연경과 자존심 대결 예고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4위에 그쳤지만 차기 시즌에도 유력한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지난 시즌 득점 1위에 오른 ‘슈퍼 외국인’ 발렌티나 디우프의 존재 때문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디우프는 지난 시즌 832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를 차지했다. 차기 시즌에는 김연경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KGC인삼공사는 디우프의 활약에 힘입어 2018-2019시즌 최하위에서 지난 시즌 4위로 도약했다.
이영택 감독대행 체제 이후 디우프를 앞세워 5연승까지 질주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차기 시즌이 더욱 기대가 된다.
1순위 품은 기업은행, 명가 재건 시동
‘배구 명가’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5위로 마감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최근 열린 외국인 드래프트서 러시아 국가대표 안나 라자레바를 1순위로 지목하며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IBK기업은행의 라인업 자체는 탄탄하다. 차기 시즌에는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가 포진한 국가대표 라인업에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던 조송화가 이적해 오면서 전력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어도라 어나이의 부진과 사생활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IBK기업은행이기에 새로 영입한 라자레바가 제몫을 해준다면 충분히 우승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참고로 IBK기업은행은 국내로 복귀한 김연경이 경계되는 팀으로 가장 먼저 언급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최하위 도로공사, 트레이드로 분위기 반전
지난 시즌 최하위로 마감한 한국도로공사는 베테랑 이효희가 은퇴하며 코트를 떠났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서 세터 이고은을 영입해 공백을 채웠다.
또한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에이스 박정아를 비롯해 정대영, 문정원, 전새얀 등과도 계약에 성공하며 전력 이탈을 막았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한 배유나가 건강한 몸 상태로 복귀하고, 드래프트서 영입한 라이트 페인이 순조로운 적응을 알린다면 2017-18시즌 통합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